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26%에 달하고 지난해 외환보유액도 22억달러가 줄어들면서 평가절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수입에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물가 통제와 시장 개입을 늘리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내에서 암시장 등 다른 창구를 통한 달러 사재기가 늘면서 페소화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
아르헨티나 정부는 달러화의 국외 유출을 막기 위해 2011년 10월부터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에 나섰지만 달러화 유출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지난 18일 아르헨티나 정부가 해외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나 현금카드에 대한 수수료율을 15%에서 20%로 올리자 페소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아르헨티나 기업과 개인들은 정부 고시환율이 적용되는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후 실제 환율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들이는 수법으로 차익을 챙겨왔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70억달러까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환율을 잡지 못한다면 페소화 가치가 더욱 급락해 고시환율과 암시장간 달러 가치 차이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아르헨티나 부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페소화 하락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며 정부가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아킨 코타니 씨티그룹 남미경제 담당 책임자는 “아르헨티나가 통제에 나섰지만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면 공식적인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아르헨티나가 올해 10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당장 평가절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최근 페소화 급락이 다소 주춤해졌고 페소화 약세가 수출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 정부가 상품가격 상승으로 시간을 일부 벌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편 남미의 대표적 곡물수출국 아르헨티나는 4월 대두 수출이 늘어 달러 유입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