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31일자 15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최근 식품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기업들이 후발업체의 인기제품을 카피한 `미투제품`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요트 경기에서 유래한 이른바 `2위 따라하기 전략`이다. 요트 경기에서 1위를 달리는 선수는 바람, 파도등 주변상황이 동일하기 때문에 2위 선수의 전략을 따라하면 결코 선두자리를 뺏기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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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동서식품은 무지방 우유로 프림을 만든 커피믹스 신제품 `맥심 화이트 골드`를 내달 1일 선보인다. 이 제품은 커피믹스 시장의 후발 주자인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따라한 것. 남양은 지난해 프림에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어 동서식품과 차별화한 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리며 단숨에 커피믹스 시장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에 대응해 동서식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남양 커피믹스와 콘셉트가 같은 무지방 우유를 넣은 커피믹스를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서식품이 신제품의 모델로 피겨여왕 김연아를 발탁했는데, 남양의 모델인 김태희를 누를 수 있는 상대가 김연아 밖에 없다는 안팎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라면시장의 절대강자 농심 역시 지난 9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얀국물라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후루룩 칼국수`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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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후루룩 칼국수 출시 이후 대형마트에서 진행하는 `하얀국물라면 삼국지대전`에 참여하는 등 후발업체들과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또 농심은 본격적으로 하얀국물라면을 견제하기 위해 일반적인 라면형태인 유탕면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1위 기업들이 시장의 변화 조짐이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에대한 주변의 시각은 곱지 않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위 기업이라면 신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에 주력해야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며 "미투제품으로 발만 담그려 하거나 시장 자체를 죽이려는 것 모두 시장 발전에는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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