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도진기자]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한 집값 하락세가 비강남지역의 일반아파트로 확산되고 있다. 강서구, 광진구, 양천구 등 비교적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시세보다 낮은 값에 내놓는 급매물이 점차 늘어나며 시세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20일 서울시내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서구 화곡동 푸르지오 아파트 56평형은 연초 10억-10억5000만원에 호가되던 것이 최근 8억5000만원에 급매물로 거래됐다. 41평형도 7억2000만-7억5000만원선에서 최근 6억8000만원까지 거래가 가능한 급매물이 나왔다.
단지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최근 거래된 물건은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급하게 내놓은 물건이었는데, 나오자마자 하루만에 거래가 됐다"며 "지하철 9호선이나 마곡지구 개발 등 호재가 많은데도 시세보다 낮게 나오는 매물이 간혹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강서지역 개발 호재로 연초 12억원을 호가하던 내발산동 우장산현대타운 47평형도 10억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양천구에서도 그간 가격 하락 폭이 컸던 목동 신시가지 외에 다른 아파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갓 입주한 목동 주상복합 현대하이페리온 56평형은 18억원대의 시세보다 2억원 가량 낮은 16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광진구 광장동 일대 고가아파트 역시 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7억2000만원대였던 광장현대 5단지 35평형은 최근 들어 6억7000만원대로 5000만원가량 시세가 하락했다.
광장동 부동산랜드 관계자는 "급매물이 늘어나는 기미는 아직 없지만 매수세가 없다보니 필요에 의해 집을 내놓는 매도자들이 조금씩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주상복합 스타시티의 영향으로 가격 오름세가 컸던 자양동 우성2차 30평형과 우성4차 32평형역시 1000만원씩 가격이 조정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 이외의 지역에서도 6억이상 고가아파트는 대출규제나 세금 부담 등의 영향이 크다"며 "하락의 골이 깊은 강남권과는 다소 속도 차이가 있지만 시장 흐름에 따른 가격 조정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