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한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한 증시 호황도 이어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수치다.
문제는 이러한 이익 증가세를 소수의 AI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단 두 기업이 S&P500 전체 이익 증가분의 34%를 차지했다. 브로드컴과 메타플랫폼스 등을 포함한 10개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이익 증가분의 약 3분의 2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혜를 본 엑손모빌, 셰브런 등 석유·가스 대기업들도 포함됐다.
이는 미국 증시가 AI 관련 소수 기업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WSJ는 분석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 배경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더라도 AI 기술을 뒷받침할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다. 덕분에 마이크론은 지난달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분기 순이익을 발표했고, 엔비디아의 순이익 역시 9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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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조사기업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창업자는 “결국 우리가 지은 데이터센터를 전부 피클볼 경기장으로 개조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 기업이 이례적인 이익 증가세를 주도한다는 사실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시장 전반의 기업 이익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 증가를 주도하는 상위 10개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크리스 그리산티 수석 시장전략가는 강세장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준수한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들을 두고 “현재 올스타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라면서도 “나머지 선수들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이유는 투자자들이 이미 이러한 폭발적인 이익 증가세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급격히 상향 조정됐지만 전체 증시와 이익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연초보다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리산티 전략가는 “시장이 평소와 달리 현명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지금은 과도한 낙관이나 도취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AI 버블 붕괴 우려가 앞으로도 월가에서 주기적으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과 자주 비교된다. 당시에도 기술주가 주도하는 강세장이 펼쳐졌지만 결국 버블 붕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레이먼드제임스의 래리 애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와 닷컴버블 당시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닷컴 기업들은 지금의 AI 대기업들처럼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은 2000년으로 돌아간 상황이 아니다”라며 “여러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시장은 상당히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