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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깎아줄게, 여기로 오세요"…신한-하나은행 '기업 모시기'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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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I 2026.04.30 05:30:00

중동전쟁으로 3·5년물 채권금리 급등
은행 통한 기업 자금조달 수요↑
적극 영업 신한銀, 대기업대출 6.1% 쑥
은행들 우량 중소기업+대기업 유치 경쟁
가계대출 금리 올라도 기업대출은 금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신한·하나은행이 기업들에게 너무 좋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어 다른 은행들이 영업하기가 쉽지 않다. 생산적금융 실적 압박도 커지고 있어, 금리를 낮춰서라도 우량한 기업을 모셔와야 할 판이다.”(A은행 그룹장)

최근 시중은행들의 우량기업 유치 경쟁이 금리인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리딩뱅크’를 탈환한 신한은행과 당기순이익 2위를 차지한 하나은행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덩달아 금리를 낮추는 분위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대로 묶이자,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늘리며 ‘우량기업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1분기 신한은행이 이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영업했다고 평가한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주채무계열이 전통적으로 많은 우리은행은 해당 기업들의 실적 호조·투자 확대로 대기업대출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측면이 있는 반면, 신한은행은 신규 기업고객을 많이 끌어 모았다”며 “1분기엔 신한·하나은행이 기업대출 경쟁을 주도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대기업대출 증가율을 보면 우리·신한·하나은행 순으로 높았다. 1분기 우리은행 대기업대출은 7.5% 증가한 59조 491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삼성·LG·한화·포스코 등 은행 차입금이 많은 주채무계열을 가장 많이(11개) 보유한 은행으로, 전통적으로 대기업 대출금이 많은 시중은행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신한은행 대기업대출이 1분기 만에 6.1% 증가해 당초 2위였던 KB국민은행을 넘어섰다. 지난해말 KB국민은행(43조 4308억원)에 비해 대출잔액이 작았던 신한은행(42조 6970억원)은 1분기말 기준 45조 2930억원으로 국민은행(44조 9400억원)을 앞섰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대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했다. 하나은행의 1분기말 잔액이 31조 1230억원으로 4.9% 증가했고, 농협은행은 24조 9760억원으로 5.9% 늘었다. 국민은행은 전분기대비 1.4%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도 신한은행 증가율이 가장 컸고 하나·농협은행이 공동 2위였다. 신한은행의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48조 590억원으로 2.0% 늘었고, 하나·농협은행이 각각 1.3% 증가했다. 대출잔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1.1% 증가한 151조 4190억원, 우리은행은 중기대출잔액이 0.4% 줄어 124조 623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의 우량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금리인하로 연결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5대은행의 신규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올해 1월에 비해 일제히 낮아졌다. 보증서를 담보로 한(보증비율 100% 기준)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국민은행 대출금리가 3.82%에서 3.53%로 0.29%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 대출금리는 3.80%에서 3.63%로, 하나은행은 3.74%에서 3.57%로 각각 0.17%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우량하다고 평가하는 기업들에게는 기존 거래은행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해 갈아타게 하는 방식의 세일즈가 활발해졌다”며 “기업대출 금리가 내려서 기업 예대금리차는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가 높아져 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높인 것과 비교하면 기업대출은 영업 경쟁 등으로 금리가 외려 낮아진 것이다.

은행들의 기업대출이 늘어난 건 기업들의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 2026년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23조 1000억원(대기업 12조, 중소기업 11조 1000억)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기업대출 증가금액(9조 2000억원)의 2.5배로, 151% 늘어난 수치다. 중동전쟁으로 회사채 3년물, 5년물 금리가 급등하고 금리 향방이 불확실해지면서 1분기 기업의 회사채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6조 4000억원으로, 순상환됐다. 2025년 1분기 회사채 순발행액이 5조 2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급감한 것이다. 한은에서도 “중소기업대출은 주요 은행들의 생산적 금융을 위한 기업여신 확대 기조와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대기업대출은 은행들의 대출영업 강화, 회사채 상환자금 조달수요 등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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