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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50억 클럽' 곽상도 이달 중 처분…박영수·권순일은?

하상렬 기자I 2022.02.06 16:25:26

郭 2차 영장 끝에 구속…23일쯤 기소할 듯
남은 '50억 클럽' 의혹 인사들 수사 주목
화천대유 관계성 뚜렷한 朴…혐의 입증은 '글쎄'
'재판거래' 權 수사도 난항…郭 처분서 마무리 관측도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지부진하던 ‘50억 클럽’ 의혹 수사에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이제 초점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 쏠리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4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알선수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을 구속 만료일인 오는 23일 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인사 중 처음으로 구속됐다. 그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차 구속영장 기각 당시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두달여간 보강수사 끝에 다시 청구된 구속영장에 대해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왼쪽)와 권순일 전 대법관.(사진=연합뉴스)
검찰은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 등 나머지 ‘50억 클럽’ 관련자들에 대한 처분도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들은 각각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우선 화천대유와 관계됐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다수 발견된 박 전 특검이 다음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으로 있으면서 사업 편의를 봐주고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 전 특검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화천대유가 분양한 미분양 아파트 1채를 당시 시세 절반 가격으로 분양받았다.

그의 인척이자 대장동 토지 분양대행업체 대표인 이모씨 관련 의혹도 있다. 이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4~2015년 토목업자 나모씨로부터 사업 수주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았는데, 사업권을 따지 못한 이씨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100억원 가량을 받아 나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가 나씨에게 원금의 5배를 돌려준 것과 관련해 해당 금액 중 일부가 박 전 특검에게 흘러간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박 전 특검은 2009년 대장동 민영개발업자 이강길씨에게 1000억원대 대출을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모씨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 연관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의 퇴직금 등 돈을 받았다는 혐의가 뚜렷했던 곽 전 의원과 달리 박 전 특검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전 특검이 곽 전 의원처럼 대가성 로비를 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라서 뇌물 등의 혐의와 연결하긴 어렵고,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사업 배임 혐의에 가담했다고도 보기 어려운 탓이다.

변수는 인척 이씨와 김만배씨 사이 자금 거래 과정에서 박 전 특검 측으로 돈이 들어갔는지 여부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만약 인척을 통해 박 전 특검으로 김씨 돈이 들어간 정황이 확인된다면,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4월 화천대유 계좌에 5억원을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해당 5억원은 김씨가 이씨로부터 화천대유 초기 운영자금으로 차용한 돈으로, 그 과정에서 김씨와 이씨 사이에 자금거래 관계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에서 계좌를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도 입증은 녹록지 않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을 당시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에서 무죄 의견을 내 그의 화천대유 고문 활동이 대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다만 소환 조사 이후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이 후보 사건 관련 대법원 재판연구관 보고서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도 법원에서 두 차례 기각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수사의지를 질타하며 결국 검찰이 곽 전 의원만 기소하는 선에서 대장동 로비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4개월동안 진행된 검찰수사는 다소 지지부진했던 면이 있다“면서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의 혐의는 대가성을 입증하는 게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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