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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IQOS)·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입 냄새나 피울 때 담배 냄새 걱정이 없다’는 이유로 일반 담배에서 갈아타는 흡연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담배이다 보니 경고 그림 부착 등 규제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정도를 감안해 제한적으로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경고그림 없어 인체 무해 오인 우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담뱃잎을 주재료로 사용하지만 흡연 방식에 차이가 있다.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아이코스·글로 등 별도로 구입한 ‘히팅 디바이스’에 전용담배를 삽입한 뒤 이를 가열해 발생한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 6월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6월 히팅 디바이스 ‘아이코스’와 전용 담배 ‘히츠’의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에 BAT코리아도 지난달 히팅 디바이스 ‘글로’와 전용 담배 ‘던힐 네오스틱’ 판매에 나서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국내 시장 1위 사업자인 KT&G도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가칭)’의 개발을 마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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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민건강증진법상 ‘전자담배’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전용 담배에는 일반 담뱃갑 경고 그림보다 수위가 낮은 주사기 이미지, 중독위험 문구만 부착한다.
이 때문에 흡입 방식만 다를 뿐 같은 담배임에도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을 심어 흡연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윤미 흡연제로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경고그림을 부착하지 않는 등 일반 담배에 비해 규제 수준이 낮아 상대적으로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있다”며 “담배에 대한 규제는 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해야 금연효과가 나타난다. 비대칭규제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국회·복지부 경고그림 부착 추진
담뱃갑에 부착하는 경고그림의 금연효과는 상당하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실시한 ‘담뱃갑 경고 그림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성인 흡연자의 절반(49.9%)이 경고 그림을 보고 금연 결심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25명(흡연자 586명, 비흡연자 439명)과 전국 만13~18세 청소년 514명(흡연자 48명, 비흡연자 46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회와 정부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강화를 모색 중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이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같은 흡연 경고 그림을 부착하도록 하는 법안(국민건강증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지난 2월 발의해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연초 및 연초 가공물 등을 사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현행 흡연 경고 그림 10종을 부착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법률 개정없이도 경고그림 부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타르가 검출되는 만큼 경고 그림 부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정도에 따라 경고그림 10종을 다 붙여야 할 지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