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종합편성채널(종편)은 살 판, PP(채널사용사업자)들은 죽을 판!`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종편 및 지상파 계열PP는 광고 영업에 청신호가 켜지지만 PP들은 고사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5일 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미디어렙 법안은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 설립 이외에도 종편의 자율 광고영업을 보장하고 지상파 방송과 그 계열 PP사의 광고 연계판매를 허용토록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지난해 3~5월에 설립된 종편 4개사는 설립일로부터 3년 후인 2014년 3~5월까지 미디어렙에 위탁하지 않고도 현행처럼 직접 광고 영업이 가능하다. 그 이후부터는 미디어렙을 통해야 하지만 지분을 40%까지 보유할 수 있어 독자적인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한 역사 프로그램 전문채널 대표는 "지난달 종편 출범 후 지금도 타격을 입고 있는데 미디어렙법이 제정되면 중소 PP가 고사될 것"이라면서 "특히 종편 시청률이 예상보다 저조해 중소 PP의 몫이었던 소규모 광고 시장까지 손길을 뻗치게 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나마 벌이가 낫다는 MPP(복수채널사용사업자)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
새 법안에 따르면 KBSN, MBC 스포츠+, SBS ESPN 같은 지상파 계열 PP는 지상파 방송 광고와 엮여 패키지로 판매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지상파 입장에서는 자회사들과 연계하는 것이 수주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 방법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P 광고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쪽 PP로의 광고 편중현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CJ E&M(130960), 티캐스트 등 MPP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회사는 재방송을 주로 내보내는 중소 PP와 달리 `슈퍼스타K`, `여제` 등 직접 쇼, 드라마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콘텐츠 투자 비중이 높다. 주요 광고주의 범위도 지상파 계열과 다수 겹쳐 방송사 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MPP의 고위 관계자는 "지상파 계열 PP간 연계판매 조항으로 지상파쪽 PP로의 광고 쏠림 현상이 명약관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 상반기 중 지상파의 24시간 방송이 허용될 것으로 보여 광고 물량이 겹치는 MPP의 몫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각계의 이해득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미디어렙법 제정 이후 후속 조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독자 미디어렙 설립을 준비하던 MBC는 공영렙에 다시 포함된 데 반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6일 민주통합당은 오는 4월 총선 이후 의석을 늘려 미디어렙법을 재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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