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가 차량의 스마트화 추세를 리드하기 위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글로벌 채용을 늘린다.
스마트카란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만든 안전하고 편리하며 즐거운 차를 말한다. 연비 향상을 위한 변속기를 최적화시키는 제어기술이나 앞 차와의 거리를 자동조절해 주는 첨단안전자동차(ASV)기술, 사무실 PC 앞에서 목적지를 세팅하면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바로 뜨는 인포테인먼트 기술 같은 것이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본부에는 8000여명의 연구인력이 있지만 스마트카의 핵심인 전장분야는 700여명에 불과해 10%도 안된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3년 전 기준으로 7000여명의 연구인력 중 전자분야 엔지니어가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채용 등을 통해 SW 인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춘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전자개발센터장(전무)은 21일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최한 '스마트카 기술과 전략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금은 전기·전자가 자동차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 정도이지만, 2015년이 되면 40% 정도로 예상한다"면서 "반도체와 SW 등의 분야에서 충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인도, 중국, 북미 등에서 우수한 IT 인력에 대한 현지 채용을 확대하고,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협력업체에서도 임베디드 SW 개발 전문가를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가 SW에 집중키로 한 것은 앞으로의 자동차 품질은 SW가 좌우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춘 센터장은 "자동차는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로 갈수록 전기 전자 부품의 비중이 커지고 신기술의 90%가 전장에서 발생하지만, 복잡도의 문제가 있다"면서 캐딜락과 도요타의 리콜 사태를 언급했다.
2009년 캐딜락이 에어백 승객 감지오류로 1만3000대를 리콜하고, 2010년 도요타 프리우스가 브레이크 문제로 43만대를 리콜하는 등 전기·전자화가 자동차의 통제불능 상태를 촉발할 우려가 있다는 것.
이춘 센터장은 "고급차의 경우 100개 이상의 제어기가 들어가는데 문제 발생시 원인파악과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된다"면서 "앞으로는 SW가 자동차 성능과 품질을 좌우하게 될 것이며, 품질문제 최소화를 위한 SW 신뢰성 검증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개별 제어 안돼..차량용 전자플랫폼 개발할 것
이와함께 그는 차량내 다양한 SW들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전자플랫폼을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인텔 등과 제휴해 개별 SW를 이용한 제어기술을 구현했는데, 이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SW플랫폼을 만든다는 의미여서, 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주력 파트너가 될 지, 아니면 통신사들의 연합 플랫폼인 'WAC'처럼 웹기반으로 현대기아차 독자적인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지 관심이다.
이 센터장은 "지금은 개별적으로 제어하고 이를 통신으로 엮는데, 앞으로는 전체는 아니더라도 표준 SW 플랫폼을 통해 엔진제어모듈(ECU)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국제 소프트웨어 품질 인증인 CMMI와 ISO 26262 등 개발 프로세스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분야별로 전문업체와 제휴해 전장부품을 개발했는데, 앞으로는 자동차 주문형상표부착(OEM)업체, 협력업체, 반도체·SW업체, 대학·연구소 등과 모듈화하면서 공동개발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영섭 지경부 전략기획단 MD는 "자동차와 IT의 융합으로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우리는 IT강국이라고 하지만 1%가 부족하지 않나"라면서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시장규격인 AUTOSAR를 적극 도입하는 상황이어서 우리도 AUTOSAR 표준에 적극 대응하면서 그 기반하에서 한국의 중소형차에 적합한 표준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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