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을 지낸 미술평론가가 제시한 `미술언어로 영화 읽기`다. 미술과 영화 두 장르를 오가며 쌓아올린 문화이해의 틀로 읽으면 된다.
책이 의도한 것은 영화 속에 숨은 미술의 기호학을 파헤치는 거다. 미술이 은유나 비유로 활용되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예는 적잖다. 영화 `올드보이`에는 앙소르의 `슬퍼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입은 웃으며 눈은 울고 있는 이 그림은 주인공의 비극을 상징했다. 또 영화 `노팅힐`에선 두 남녀 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던 식탁 뒤로 샤갈의 `결혼`이 보인다. 이는 이들이 갈등 끝에도 종내는 행복한 결말을 향해 날아갈 미래에 대한 힌트다.
영화는 물론 미술까지 반드시 교훈을 얻겠다는 계몽주의적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간 작가나 감독의 의향을 과도하게 해석하려드는 이들에게 자신만의 독법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돋보기를 쥐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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