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의 공부방 사업이 안정적으로 접어들면서 수입도 늘어났지만 그의 가족들은 이에 따르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공부방이 집안에서 하는 사업이다보니 가족들은 예전처럼 개인 사행활을 갖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공부방을 창업하고도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받는 게 싫어 방 한 칸에 아이들을 몰아넣는 경우도 봤다”며 “희생 없이 다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얻는 것이 있으면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방 사업을 하는 집에는 10명에서 20명 내외의 아이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다녀간다. 대부분의 공부방이 아파트에 있어 이웃과의 불화가 생기기도 쉽다. 김 원장은 “우리 집도 14층에 있어 학생들이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때가 많다”며 “우리 학생들 때문에 아래층에서 오랜 시간 기다린다는 항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엘리베이터 전기료로 이웃들의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는 사용 횟수에 따라 전기료도 같이 올라가 `공부방의 아이들 때문에 엘리베이터 전기료가 더 나온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원장은 세대별로 나눠내는 엘리베이터의 전기료를 자신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또한 그는 틈틈이 아파트 주변을 돌며 누가 버렸든 상관하지 않고 쓰레기를 치우곤 한다. 혹시 모를 이웃들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공부방 창업에 학원이나 교직 출신 주부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김 원장은 “그렇다고 해서 학생 교습 경력이 전혀 없는 주부가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자신처럼 백지상태의 주부가 혼자만의 교습방법을 고집하는 경력 출신보다 충실히 공부방 운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학습 진도에 맞춰 미리 예습하는 등의 개인적인 노력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공부방을 창업할 때에는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개인과외교습자` 신고다. 관할 교육청에 자신의 거주지를 증명하는 주민등록등본과 최종학력증명서, 증명사진 2매를 가지고 신청하면 된다.
개인과외교습자는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주거지 내에서만 과외 교습을 할 수 있다. 비록 주거 중이라도 상가나 오피스텔에서는 공부방을 법적으로 열 수가 없다.
공부방도 개인과외교습자의 범주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1인 교사 체계로 가야 한다. 따라서 학생이 많다고 새로운 교사를 고용하는 것도 불법이다. 단, 같이 거주하는 친족은 예외다. 그래서 공부방 중에는 부부나 자매가 운영하는 예도 있다.
김 원장의 공부방에 오는 학생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다양하다. 대상 학생은 공부방 원장의 운영 방침에 따라 초등학생만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운영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보통 다른 공부방은 오후 6시에 모든 수업을 마치곤 하지만 김성희 원장은 조금 욕심을 부린 편이다.
주부들이 운영하는 공부방에 대해 `상위권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상위권 학생은 공부방보다 그들에게 특화된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하는 게 났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그는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중위권 학생들, 공부 습관을 들이기 원하는 학생들이 공부방의 주된 수요층”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률적인 학원 수업에 식상한 학부모들은 공부방에 대해 좋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방 선생님(원장)의 면대면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원장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이나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사교육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공부방 사업을 하기 좋다”는 의견을 말했다.
학생들의 수강료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본은 12만원이다. 본사에 내는 교재비를 제외하면 수강료 대부분은 공부방의 순이익으로 남는다. 다만 공부방 원장 한 명이 맡을 수 있는 학생 수가 보통은 20명 이하고 최고 많아야 30명 정도기 때문에 큰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시설투자, 가맹비 등이 적고 집에서 주부가 소자본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성희 원장은 공부방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자기가 사장이자 한 학원의 원장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학생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중요한 것은 바로 인내심”이라면서 “겉으론 쉬워 보이지만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와의 관계, 학생의 교습법 연구 등 꾸준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두산동아의 백점수학교실은 별도의 가맹비가 없다. 동영상 강의를 듣기 위한 컴퓨터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책상과 책장을 마련하면 된다. 창업 시에 본사에 내는 비용은 교재비를 제외한 초도 물품비 25만원이 전부다.
초도 물품은 공부방을 홍보하기 위한 전단지, 현수막, 명함 등의 광고용품이다.
두산동아의 백점수학교실은 작년 10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약 400여개의 가맹 공부방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