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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위기)①서브프라임 `허리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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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기자I 2007.08.10 11:48:23

올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표면화
저금리 종결 + 주택침체 지속..파산·압류↑
헤지펀드 위기로 번져..대형 금융기관도 `위기감`
전세계 금융시장 `요동`..중앙은행 속속 개입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최근 전세계 금융 시장에 `허리케인`을 불어닥치게 하며 패닉 상태로 몰고온 주범은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신용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고, 구체적인 사례들이 속속 들어나면서 주식과 외환시장 등이 요동쳤다. 급기야 미국과 유럽, 일본 중앙은행들까지 `소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번지자 짐짓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를 무시하려고 했던 낙관론자들도 방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모양새가 우스워졌다.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회로 `신용시장의 위험보다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이 더 크다`는 카드를 내보였다가 이틀만에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급작스럽게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어떻게 시작됐고,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개 방향과 예상되는 파장을 점검해본다.(편집자 주)

◇서브프라임, 태생적으로 위험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도가 낮거나 지불능력이 떨어져 일반 모기지(주택담보) 대출을 신청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

신용평가회사 FICO(Fair Isaac and Company)가 매긴 신용점수가 620점을 밑도는 사람들, 대개 사회 경제적 약자층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미 태생적으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6000억달러 규모, 미국 전체 모기지 시장의 약 25%에 달하고 있다.

올초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가 종료될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미국의 주택시장 버블이 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이 이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번졌다. 그리고 이에따라 HSBC, 뉴 센추리 파이낸셜, 레스매 등 서브프라임 상품을 판 모기지 업체들이 어려움에 빠지거나 줄도산 해버렸다.

곧 서브프라임 발(發) 주택 시장 및 경기 침체설이 설득력있게 제기됐고 금융 시장도 대혼란에 빠진 것이 시발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 전반의 견조한 성장세를 확인하면서 서브프라임 공포감이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다.

◇`알트에이`까지 부실 확산
 
그러나 결코 서브프라임 부실 파장이 가라앉은 건 아니었다.
 
지난 6일 미국 10위 모기지 업체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AHMI)가 델라웨어주 웰밍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AHMI 파산보호는 모기지 부실이 비단 서브프라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서브프라임과 프라임 모기지 사이에 있는 `알트 에이(Alt-A)` 시장까지 번졌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AHMI는 중간 정도의 신용도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알트 에이 전문사다.

◇대형 금융기관들도 줄줄이 타격..서브프라임 투자부실 본격화 

게다가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 이로 인한 소비시장 침체와 모기지 업체들의 부실 같은 정도가 문제의 다가 아니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됐다. 확산 구조는 더 복잡하고 다양했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청산 위기에 빠져버리고 만 것은 바로 서브프라임 때문이었다. 
 
베어스턴스가 운용했던 헤지펀드 2개가 6월 파산했고 지난 1일 세 번째 헤지펀드도 파산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금융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들의 대출채권을 사들여 이를 기반으로 한 담보부 증권을 만들어 팔았고, 고수익을 노린 헤지펀드들이 주로 이에 투자했다가 파산 지경에 도달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알파 펀드가 일부 포지션 청산 압력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이번엔 노스 아메리칸 에쿼티 오퍼튜니티 펀드(North American Equity Opportunities Fund)도 일부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의 3개 자산유동화증권(ABS) 펀드 동결은 이같은 우려를 재점화하고 말았다.
 
◇LBO 시장도 얼어붙어 유동성 `걱정`..중앙은행까지 `소방수` 자처
 
헤지펀드로 서브프라임 공포가 번지는 가운데 신용시장이 위축되며 올해 전세계 증시를 부양했던 대형 재료인 차입매수(LBO) 시장도 동시에 위기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LBO 자금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지연되거나 철회되는 것은 물론, 이를 주간했던 월가 투자은행들에도 실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리스크 선호(위험감수)`는 옛말. `리스크 회피(risk aversion)` 성향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유동성이 일시에 말라들 것을 우려한 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이 9일(현지시간) 개입에 나섰고, 10일엔 일본중앙은행(BOJ)도 이에 동참했다. 이들의 조치 자체가 유동성 우려를 불러오는 효과도 없지 않다.
 
일각에선 지난 1998년 전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에 빠뜨렸던 헤지펀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의 기억을 되살리는 분위기다.
 
헤지펀드의 위기와 전세계 시장의 전염과 안전자산 선호현상,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신용폭풍 일파만파..되살아나는 `LTCM의 기억`  
 
전세계 금융시장에 드리워진 서브프라임발 공포감은 쉽게 끝날 조짐은 아니다.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은 차치하고라도 우선 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커졌다. 9일 유럽 증시에 이어 뉴욕 증시가 폭락했고, 10일 아시아 시장으로 이 상황이 전파되고 있다. 외환시장도 급하게 변하고 있다. 전일까지만 해도 엔화가 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지만 급하게 엔 캐리 트레이드 물량이 청산되며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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