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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장기화에 보험사 헤지 비용 비상…"환헤지 탄력적으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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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기자I 2026.07.25 08: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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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과제' 논단
고환율 상황에서 헤지 계약 차환하면 비용 크게 늘어나
100% 가까운 헤지 유지할 경우 유동성도 줄어들 수도
'동적 환헤지'로 헤지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정
금융당국 역시 정례적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해야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오가는 고환율 환경 속에 보험업계가 환헤지 비용 급증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보험회사의 수익성·건전성·유동성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이에 금융사는 고환율 및 환율 변동성에 대응할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별 외화 포지션, 환헤지, 유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주말인 5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 이날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주말인 5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 이날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25일 한국금융연권이 발간한 ‘고환율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과제’ 논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업권의 외화자산은 약 172조 5000억원(생명보험사 127조원, 손해보험사 46조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14.9%에 달한다. 장기 보험 부채의 듀레이션을 맞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선 장기채에 투자해야 하지만 국내 장기 국채의 공급이 부족해 해외채권 등으로 투자를 늘려온 결과다.

문제는 국내 보험사 대부분이 이 외화자산을 파생상품으로 거의 100%에 가깝게 헤지(Hedge)해 왔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헤지 계약을 만기 때 차환하려면 더 높은 환율로 재계약을 맺어야 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외화자산 평가이익은 나는데 정작 헤지 비용 증가로 투자영업이익은 줄어드는 구조다. 특히 해외채권 평가이익은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돼 보험사 손익에 잡히지 않는 반면 헤지 비용은 즉시 손익에 반영돼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부상 손익 변동성도 함께 커진다.

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올라 외화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면 신용위험 및 시장위험에 대한 리스크 익스포저가 확대된다. 이는 지급여력비율(K-ICS) 산출 시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 자본이 늘어나게 해 보험사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감독원과 신용평가사 시나리오 테스트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K-ICS 비율이 평균 1%포인트 안팎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생보사의 장기 환헤지 비중은 80% 수준이지만 소형사는 50% 이하에 그쳐 환율 급등기에 단기 헤지 만기가 몰리면 중소형사의 자본 관리 부담이 특히 커질 수 있다.

유동성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100%에 가까운 헤지를 유지하려면 파생상품 정산용 외화를 마련하기 위해 원화 현금성 자산을 투입하거나 채권을 매각해야 한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파생 상품 거래 시 추가 담보 요구(Margin call, 마진콜)까지 요구받을 수 있어 원화 유동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논단을 작성한 한상용 연구위원은 해법으로 ‘동적 환헤지’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유럽 보험사들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 100% 헤지 대신 헤지 비율을 25~50% 수준으로 낮춰 운용하고, 일본 생보사들은 엔저 국면에서 헤지 비율을 40%까지 낮췄다가 엔고 국면엔 70~80%로 올리는 식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해왔다는 것이다. 대만 생보사 역시 통상 60~80% 수준의 환헤지 비율을 유지해왔다.

국내 보험사들도 해외 대형사처럼 자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 국내 보험사 대부분은 비용·인력 한계로 보험개발원의 표준 경제 시나리오 생성기(ESG) 모델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업계 평균 가정에 기반한 일률적 모형이어서 개별사의 자산 포트폴리오 특성을 정교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 차원의 제도적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만은 2012년부터 외환변동성준비금 제도를 운영해 해외자산의 9.5% 한도 내에서 헤지하지 않은 포지션의 환차손익 50%를 부채계정에서 흡수하도록 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에도 유사한 완충 장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준비 없이 도입할 경우 오히려 자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례적 스트레스 테스트와 단계적 시행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환율로 인한 K-ICS 요구자본 부담이 시장 불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필요시 자본·유동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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