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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를 다시 끌어올려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시장금리는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유가 상승에 힘입은 에너지주의 강세로 낙폭을 줄였지만,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반도체주 급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정보기술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에너지 업종은 상승 마감했다.
호르무즈 긴장 재점화…유가 급등에 인플레 우려 확산
시장 불안을 촉발한 것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었다. 양국은 주말에 이어 이날도 추가 공습을 주고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을 이어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선박과 이란 고객의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이란 봉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The Guardian of the Hormuz Strait)’가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대해 안전 확보 비용 명목으로 화물 가치의 20%를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9.6% 급등한 배럴당 83.3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9.4% 오른 배럴당 78.14달러에 마감했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전은 “에너지 업종이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격 움직임을 좌우하고 있으며,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폴 크리스토퍼도 “호르무즈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유가와 기대 인플레이션,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가까운 시일 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약 50% 수준까지 반영했다. LSEG 집계 기준으로도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14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가격 하락 영향으로 6월 CPI가 전월 대비 0.2%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유가 급등이 향후 물가 전망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7일 발표되는 6월 소매판매는 미국 소비가 휘발유 가격 상승 등 물가 부담 속에서도 얼마나 견조한지를 가늠할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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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는 이날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최근 몇 달간 AI 투자 열풍을 이끌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반도체 업종은 차익실현 매물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큰 폭으로 밀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0일 나스닥 상장 첫 거래에서 13% 급등했던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9.3%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4.3%, 샌디스크는 12.6%, 씨게이트 테크놀로지는 5.5%, AMD는 4.2%, 인텔은 6.1% 각각 내리며 메모리와 AI 반도체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했다.
GLOBALT의 토머스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5월 말 이후 사실상 반도체주가 끌어올린 상승장이었다”며 “너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 만큼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밸류에이션도 이미 높은 수준이어서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할 완충 장치가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AI 투자 사이클 자체에 대한 기대는 유지됐다. 카슨그룹의 소누 바르게세는 “중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 동안 시장을 움직일 핵심 동력은 AI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실적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기술주의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며 “이번 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더라도 유가가 다시 오르면 시장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이번 실적 시즌의 관심사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AI 설비투자를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이 이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할 수도 있다”며 “대형 은행들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과 자금조달 환경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15일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을 맞는다. 넷플릭스와 존슨앤드존슨(J&J), 유나이티드헬스도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LSEG는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초 예상치(19.2%)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으로, 견조한 기업 실적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우려를 상쇄할 수 있을지가 향후 증시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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