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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은 석유, 철강 등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4.78달러(5.8%) 급등한 것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9달러(5.7%) 오른 배럴당 90.89달러를 나타냈다.
중동 갈등이 격화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글로벌 원유 공급량 20% 가량이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유연탄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국내 시멘트 업계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톤당 94.45달러로 전월 평균 대비 5.87% 올랐다. 이미 국내 7대 시멘트사는 이팔 전쟁 이전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이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쌍용C&E는 한국건설자재직협의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과 16일 시멘트 공급가격을 t당 11만2000원으로 6.9% 인상키로 합의했다. 아세아시멘트는 1일부로 벌크 시멘트 단가를 t당 현행 10만5300원에서 1만2700원 오른 11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국내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미 러우전쟁 이후 급등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분 여파로 국내 건설자재 비용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이팔전쟁 마저 추가 악영향을 주게 된다면 전반적인 건축비용이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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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 상황만 놓고 봐서는 이팔전쟁 여파가 원자재 가격에 미칠 영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지만, 자재비 인상과 건설사의 이익 감소 등은 주택 공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서진형 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에서 보듯이 자재비 인상이 가시화된다면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고 그로인해 착공 감소, 주택 공급 축소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