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스피결산]불황형 흑자의 그늘…덜 팔고 더 벌었다

이지현 기자I 2021.04.04 12:00:00

연결기준 매출액 3.20%↓…순이익 18.15%↑
삼성전자 빼면 영업이익 감소폭 6.4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해 코스피 상장회사들은 물건을 덜 팔았으나 이익은 늘었다.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을 기회로 삼은 기업들은 실적에 날개를 달았고 위기로 본 기업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직격탄을 피한 것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11%에서 5.48%로 0.37%포인트 늘었고 매출액순이익률은 2.64%대에서 3.24%로 0.60% 늘었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32.4원이 주머니로 들어왔다는 의미다. 1년 전 26.4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상황에도 국내 기업 실적은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 허리띠 바짝…덜 팔고 더 벌었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 2020사업연도 결산 실적’에 따르면 597개사(662개사 중 감사의견 비적정, 분할합병 등 65개사 제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액은 1961조763억원으로 전년보다 3.70% 감소했다. 75조4415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이익은 늘었다. 영업이익은 107조4072억원으로 무려 3조3323억원(3.20%)이나 늘었다. 순이익은 63조4533억원으로 18.15%(9조7494억원)나 급증했다.

유가증권 상장회사 매출액의 12.0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제외 연결 매출액은 4.53% 감소했다. 반면 순이익은 15.89%로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에선 차이가 벌어졌다. 삼성전자를 뺄 경우 영업이익 감소폭은 6.41%나 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다른 상장사 영업이익보다 더 컸던 영향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19년 27조7685억원에서 지난해 35조9938억원으로 29.62% 증가했다.

◇ 불황형 흑자…1000원 팔아 32원 손에 쥐었다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이익이 늘어난 것은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수혜를 입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장상황 악화를 우려해 비용 삭감, 구조조정 등 바짝 허리띠를 졸라매서다. 더 벌었다기보다 안 써서 혹은 못 써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11%에서 5.48%로 0.37%포인트, 매출액순이익률은 2.64%에서 3.24%로 0.60% 늘었다. 2019년에는 1000원 어치를 팔면 26.4원을 손에 쥐었으나 지난해에는 32.4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6원 더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바이오, IT 업종의 영업이익률 상승세가 돋보였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셀트리온(068270)으로 조사됐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38.51%로 전년 동기(33.50%) 보다 5.01%포인트 증가했다. 엔씨소프트(036570)(34.14%), 더블유게임즈(192080)(29.50%), DB하이텍(000990)(25.57%) 등 게임과 IT 업종도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 삼양통상(002170)(29.08%), KT&G(033780)(27.94%),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5.14%) 등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전체 상장사의 70.02%인 418개사의 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했고 179개사(29.98%)는 적자를 보였다. 흑자전환 회사는 68개사, 적자전환 회사는 81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결 부채비율은 115.45%로 전년대비 2.6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부채 총계는 1662조131억원으로 2019년 말(1566조6758억원) 대비 6.09%(95조337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는 4.96%(146조6095억원) 증가한 3101조578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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