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발전·정보통신진흥기금 통합 권고…기금 구조조정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통신 관련 양대 기금인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통합을 권고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정보·방송통신의 융복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9개 기금은 지출 구조조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토록 했다.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등은 자산운용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기금 존치평가 결과(사업의 적정성). 기획재정부 제공

◇ “관광·체육기금, 피해업종 지원 확대”

기획재정부는 기금평가단을 통해 실시한 이 같은 내용의 기금평가 결과를 26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기금의 존치타당성과 사업·재원구조 적정성을 평가하는 존치 평가에서는 24개 기금 중 22개의 존치가 타당한 것으로 평가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통합 권고 이유는 정보·방송통신의 융복합 가속화를 감안해서다. 2016년 1월부터 기금관리기관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 일원화됐고 기금 수입원이 통신사업자가 납부하는 주파수할당대가로 동일한 점도 이유다.

통합의 실효성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성과평가에 기반한 지출 구조조정 체계 구축도 권고했다.

사업 적정성 평가에서는 6개 기금의 6개 사업 지출 구조조정 등 9개 기금의 14개 사업에 대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관광진흥개발기금·국민체육진흥기금의 경우 관광·체육 산업의 원금 융자방식을 이차보전으로 전환해 피해업종 지원을 확대토록 했다. 4대강 수계기금의 토지 매수 및 수변구역관리 사업은 수질 보호를 위해 토지를 매수할 때 오염물질 저감 등 성과 중심의 투자 체계를 구축토록 했다.

재원 적정성 평가에서 중기 재정 소요 대비 과다한 자산을 보유한 7개 기금(국민체육진흥기금·군인복지기금·문화예술진흥기금·보훈기금·석면피해구제기금·전력산업기반기금·한강수계관리기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하고 자산이 과소한 문화재보호기금은 일부 사업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년도 제4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작년 국민연금 수익 73조4천억

2019회계연도 자산운용의 체계·정책·수익률 평가에서는 별도 평가를 받는 44개 기금 평점이 71.5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가장 높은 ‘탁월’ 평가를 받은 기금은 공무원연금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중소벤처기업창업진흥기금 4곳이다.

공무원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은 주식·대체투자 등을 활용해 각각 8.3%, 11.15%의 높은 운용수익률을 달성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중소벤처기업창업진흥기금은 불필요한 현금성자산 보유를 줄이고 가용자금을 적극 운용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의 경우 자산운용 체계를 적절하게 갖추지 못해 가장 낮은 ‘아주미흡’ 등급에 머물렀다.

44개 기금과 별도 평가를 받는 국민연금기금은 ‘양호’ 등급을 받아 지난해(보통)보다 한단계 상승했다. 국민연금기금은 규모와 성격이 비슷한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은 11.35%(수익금 73조4000억원)로 양호한 운용 성과를 거뒀다. 해외·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 등 투자 다변화 노력으로 계량·비계량 평가 전반에서 긍정 평가를 받았다.

기재부는 최근 저출산·저성장·저금리 기조를 감안해 장기 투자 시계를 반영한 기금의 재정안정화 방안과 자산운용 목표를 수립하도록 권고했다.

기금평가 결과는 5월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2021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수립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자산운용평가에서 상·하위 3분의 1 기금에 대해서는 운영비를 각각 0.5% 증액 또는 삭감한다.

기금 자산운용평가 결과. 기획재정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