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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우리측 최고령 상봉자로 나서는 101세 백성규씨는 북측에 있는 며느리와 손녀 상봉을 앞두고 이같이 담담하게 말했다. 백씨는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이날 사전 집결지인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상봉 준비를 마쳤다.
백씨는 “처음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신청을) 몇 번 했는데 다 안되더라고”라며 “그런데 다 죽게 됐으니까 이번에 됐다고 소식이 왔더라”고 말했다.
4남매 중 맏이로 6·25 전쟁 당시 홀로 남측에 남게 된 백씨는 지난해 여동생이 사망한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백씨는 이번 상봉에서는 40대에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대신해 며느리와 손녀를 만난다. 백씨는 가족들을 만나는 감회에 대해 “나는 감회도 없고 그런 게 없다”면서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만남으로 생각하는 만큼 북측 가족들에게 줄 선물도 풍성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백씨는 “여름옷, 겨울옷에 신발 30켤레, 치약, 칫솔 등 마지막이니까 없는 것 없이 다 샀다”고 웃어 보였다.
백씨를 비롯한 우리측 상봉단 89명은 20일 오전 고성을 거쳐 금강산으로 이동해 오후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모두 6차례, 11시간 동안 북측의 가족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