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초중고생 10명 중 6명 이상은 스킨·로션과 같은 기초화장이 아닌 피부·색조 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초등학생 때 처음 메이크업을 시작했으며 10명 중 3명은 매일 화장을 하고 있다.
3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광주대 문화예술대학 뷰티미용학과 박정연 교수팀이 2017년 초ㆍ중ㆍ고교생 537명(초등학생 33.3%ㆍ중학생 32.8%ㆍ고등학생 33.9%) 537명을 대상으로 화장품 사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초ㆍ중ㆍ고등학생의 화장품 사용 및 화장행위 실태에 관한 연구)는 한국인체미용예술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결과 전체 초중고생의 60.9%는 피부·색조 화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중고에서 메이크업을 하는 학생의 비율은 50% 이상이었다. 특정 나이에 집중된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피부 ·색조 화장을 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인 52%는 ‘초등학생 때 처음 메이크업을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중학생 때와 고등학생 때 시작했다는 학생은 각각 42.5%ㆍ5.5%였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런 외모관리 행동의 원인으로 “대중매체의 발전으로 TVㆍ인터넷ㆍ스마트폰의 생활화를 통해 화장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아이돌의 화려한 모습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학생이 쉽게 화장품을 접할 수 있는 환경도 지적했다. 저가 잡화점을 비롯해 문방구ㆍ대형마트ㆍ슈퍼마켓 등에 다양한 화장품이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어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장 하는 초중고생의 37%는 주 1~2회, 33%는 매일 메이크업을 했다. 학년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초등학생은 주 1~2회 메이크업을 한다는 학생이 48%로 가장 많았지만, 중ㆍ고교생의 경우 매일 한다는 학생이 각각 39.8%ㆍ41.3%로 가장 많았다. 메이크업 하는 초등학생 중엔 ‘등ㆍ하교 시 화장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28%로 가장 많았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중엔 상황에 관계없이 ‘항상 화장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각각 37.3%ㆍ37.6%에 달했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어린이가 사용하는 화장품과 성인용 화장품을 성분에 따라 따로 구분하고 있지 않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많은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린 나이의 화장이 나쁘다’며 무조건 제재하기보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화장법과 화장품 사용법ㆍ세안법 등을 알려주는 것이 더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화장하는 연령층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우리나라의 10대 화장품 시장은 3000억 원 규모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