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1~고3 청소년의 비만율은 15%에 달한다. 청소년기 비만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경우 60% 이상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이럴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심각한 성인병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고 비만의 직접적 원인인 햄버거, 피자 등과 같은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를 과잉 섭취하는 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올바른 식생활 습관과 건강행태를 실천하지 못하면 성인이 돼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동반하는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크푸드에 길들여진 청소년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칼로리가 높고 영양가가 낮은 정크푸드 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하면서 과거에 비해 체격은 커졌지만 정작 허약 체질인 청소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6일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햄버거나 피자, 치킨 등과 같은 패스트푸드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학생 비율은 16.7%로 전년도에 비해 1.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1년도와 비교하면 5년새 5.1%포인트 올랐다. 탄산음료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학생도 전체 청소년의 27.1%로 5년새 3.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청소년 신체발달과 영양에 도움을 주는 과일 섭취율(1주일 1회 이상)과 우유 섭취율(1일 2회 이상)은 각각 23.2%, 10.8%로 지난 2005년 관련 집계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다.
운동하는 청소년도 줄고 있다. 주 5일 이상(하루 60분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는 청소년 비중은 전체 청소년의 13.1%에 불과했다. 주 3일 이상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근력강화운동을 하는 청소년 비율도 20.8%로 1년 새 1.3%포인트 줄었다.
신체활동이 줄고 정크푸드 섭취량이 늘면서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2015년 기간 동안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11.7%로 △2005년 10.1% △2007~2009년 10.7% △2010~2012년 11.2%에 비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강재헌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신체활동은 감소하고 기름지고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나쁜 건강행태가 지속될 경우 비만에 따른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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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다이어트에 나서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무리한 단식이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 복용, 원 푸드 다이어트 등은 청소년기 건강을 체치고 성장 발달을 더디게 하고 건강을 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체중감소를 시도한 청소년 비중은 31.2%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부적절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한 청소년 비율은 17.2%로 전년도에 비해 1.1%포인트 늘었다. 6명 중 1명은 의사처방 없이 살빼는 약 복용, 원 푸드 다이어트, 단식 등 잘못된 방법으로 무리하게 살을 빼고 있다는 얘기다.
하태열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단백질과 지방은 마음껏 먹는 고지방 다이어트 등은 실제 효과가 없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은 반드시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고 한식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하루 20~30분씩이라도) 짬을 내 운동하는 것이 공부 능률과 건강 증진,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청소년 3명 중 1명(37.4%)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4명 중 1명(25.5%)은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중 흡연하는 남학생 비율은 9.6%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음주율은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남학생 6명 중 1명(17.2%), 여학생 8명 중 1명(12.5%)이 한 달 내 음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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