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세계 최다산 기린 부부의 25년 '은혼식'

이진철 기자I 2015.09.17 09:53:20

기린 스타 커플 ''장다리-장순이'' 부부 인연 25주년 기념
지난 1990년 첫 새끼 낳은지 만 25년 맞아
기린 평균 수명 30년.. 사람으로 치면 ''금혼식''에 해당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서 살고 있는 기린 스타 커플 ‘장다리(수컷)’, ‘장순이(암컷)’가 부부의 연을 맺은지 25주년을 맞았다.

에버랜드는 장다리, 장순이 부부의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물원 사육사, 수의사들과 장다리·장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기린들이 함께 한 가운데 17일 조촐한 은혼식(銀婚式)을 열었다. 이날은 장다리, 장순이 부부가 첫 새끼를 낳은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은혼식은 평소 장다리, 장순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과와 양배추를 특식으로 제공하고, 지난 25년간 함께하며 장다리와 장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18마리를 모두 받아낸 김종갑 프로사육사의 감회 설명, 기린 가족들의 기념 사진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1986년생 동갑 커플인 이들 부부는 1990년 9월 첫 새끼를 낳았으며, 암컷 장순이는 지난 2013년까지 총 18마리의 새끼를 출산해 ‘국제 종(種) 정보시스(ISIS·International Species Information System)’에 세계에서 가장 새끼를 많이 낳은 기린으로 등재돼 있다.

에버랜드는 기린 부부가 오랜 기간 건강한 부부의 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를 동물 친화적 사육 환경, 전문적인 사육사의 보살핌과 더불어 25년간 동고동락하며 함께 한 ‘부부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기린의 평균 수명이 30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사람들의 금혼식(金婚式)에 버금가는 셈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9000일이 넘는 날 동안 한결같이 함께 한 기린 부부를 통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부부,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린은 최근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멸종할 위험이 높은 동물로 조사되고 있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은 아프리카 기린을 위험단계(Red List)에 올려 놓았다.

IUCN 발표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서식 중인 기린은 지난 15년 동안 40%나 줄어 현재 8만마리가 생존해 있다. 지난 1999년 14만 마리의 개체 수에서 6만 마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버랜드에는 지난 2013년 오픈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 12마리의 기린이 생활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동물들의 건강과 번식을 위해 사육사와 수의사로 구성된 사내 학습회와 해외 벤치마킹을 꾸준히 진행중이며, 동물 친화적인 로스트밸리를 운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기린의 종 보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버랜드 동물원은 지난 2003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의 보전기관으로 인증받은 후 종 보전을 위한 동물관리 전문성과 동물번식 노하우 배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랜드에는 중국 3대 보호동물로 지정된 황금원숭이(4마리 번식), 세계 최다산 기린 장순이(18마리 번식), 멸종위기 1급 치타(3마리 번식) 등 야생 동물들의 출산이 이어지고 있다

에버랜드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 살고 있는 기린 커플 장다리, 장순이가 부부의 연을 맺은지 25년을 맞았다. 장다리(왼쪽)와 장순이가 둘 만의 산책을 즐기고 있는 모습. 에버랜드 제공
장다리(왼쪽)와 장순이의 다정한 모습. 에버랜드 제공
장다리(왼쪽)와 장순이의 다정한 모습. 에버랜드 제공
장다리(오른쪽)와 장순이(가운데)가 둘 사이에서 낳은 새끼(왼쪽)와 함께 있는 모습 . 에버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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