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김도년 기자] 전산장애로 만 하루가 넘도록 전면 중단됐던 농협의 금융서비스가 인터넷뱅킹과 자동화기기(ATM)를 시작으로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농협의 전산장애 사태와 관련, 조만간 특별검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의 ATM 서비스는 새벽 2시, 인터넷뱅킹과 폰뱅킹은 새벽 2시23분쯤 복구가 완료됐다. 지난 12일 오후 5시께 전산장애가 발생한지 약 32시간 만이다.
농협 관계자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체크카드 거래는 오늘 낮 12시 이후 서비스가 재개될 것"이라며 "조금 늦어질 수 있으나 오늘 중 모든 서비스를 정상화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외부 전문 보안업체와 공동 조사를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검찰 등 외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농협 측은 이번 전산 장애 원인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IT본부 분사 협력업체 직원의 노트북을 진원지로 파악하고 있다는 게 농협 측이 밝힌 사태 원인의 전부다. 이 노트북을 통해 장애 유발 명령이 내려져 불가피하게 자체적으로 모든 서버를 차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농협 측의 설명이다.
농협 측은 현재 직원 실수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고의성에 대해선 일단 부인하고 있다. 농협은 사태의 발단이 해킹이나 바이러스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사태가 사상 최악의 금융 전산사태라는 점에서 우선 적절한 조치를 취하되 조만간 특별 검사 등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전날(13일) IT 인력과 담당 RM 검사역 3명을 농협에 파견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의 IT시스템에 대한 검사를 깊이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