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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세우는 `조세회피 규제`..스위스가 주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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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영 기자I 2009.03.04 11: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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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 규제마련에 `혈안`
심각한 세수 구멍..재정불안 부추겨
스위스, OECD 블랙리스트 등재 관심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금융위기로 규제의 시대가 다시 부활하면서 조세회피(tax haven) 지역도  주요 사정권에 들어섰다. 유럽은 공동 규제 마련을 위한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고, 미국도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준비 중이다.

사실상 조세회피 지역이 각국 정부의 세수를 갉아먹는 역할을 해왔던 만큼 가뜩이나 금융위기로 돈이 부족해진 정부들로서는 규제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조세회피 규제 중심에는 최근 미국인들의 탈세를 조장한 혐의로 벌금과 소송에 휘말린 UBS와 스위스 정부가 주목받고 있다.

◇ 유럽, `조세회피 규제` 목소리 연일 높여

3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은 조세회피 지역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다시한번 촉구했다. 크리스티앙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피터 스테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오는 4월 선진20개국(G20) 회의에서 은행과 보험사들이 그들의 조세회피 지역 활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규제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정상들이 추진 중인 규제 법안은 금융기관들이 조세회피 지역에서 거래한 규모와 내용에 대한 정보 제출이 포함되며, 결과적으로는 금융기관들에 더 높은 자본확충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세금 상호조정이나 다른 국가의 규제당국과의 협조 등을 거부하는 국가들을 블랙리스트에 새로이 올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도 유럽 정상들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조세회피 지역에 대한 통일된 규제를 마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보다 자세한 논의는 오는 4월2일 예정된 G20 회의로 공을 넘겼다.

◇ 미국도 규제법안 준비..오바마도 힘 실어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조세회피 규제 마련에 적극적인 상태. 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위원들은 미국들이 탈세를 위해 사용하는 스위스와 케이만군도, 그 밖의 조세회피 국가를 겨냥하고 있다. 

이 법안은 소득세 부과를 위해 미국내 외국계 기업들을 국내 기업으로 분류하고, 주식배당에 대한 세금을 회피하도록 한 역외 배당의 틈새를 메우는 것도 추진한다. 또 소극적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세금 보고 요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조세회피 규제안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상원위원 시절 추진했던 법안인데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도 미국 의회의 조세회피 규제안 추진을 지지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조세회피로 정부 세수에 큰 구멍

이들 국가들이 앞다퉈 조세회피 지역 규제를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구멍난 세수를 메우기 위해서다. 경제호황 때는 별 문제가 안 됐지만 현재 각국 정부로서는 금융위기를 조장한 헤지펀드들에게 안락한 도피처를 제공한 조세회피 지역이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유층과 헤지펀드들은 조세회피 지역을 통해 엄청난 탈세를 하고 있다.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금회피 등을 위해 개인과 기업들이 역외에서 투자하는 자금 규모를 5조~7조달러로 추산했다.

미국에서만 연간 1000억달러의 세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영국노동조합회의(TUC)는 영국에서만 연간 최소 56억달러의 세금 회피가 나타나고 있다며 엄격한 세금 규제를 촉구했다.

다만,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는 "경기후퇴로 세수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최상위 고소득층 역시 예외가 없을 것"이라고 고소득층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을 사기도 했다.
 
조세회피 지역은 가장 유명한 케이만군도와 함께 유럽의 경우 안도라와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이 블랙리스트에 등재돼 있다. OECD는 비협조적인 국가들을 대상으로 5~6월 중 새로운 리스트 작성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의 TUC는 조세회피 지역은 아니지만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등이 정보공유를 하지 않는다며 준 조세회피 지역으로 분류했다.

◇ 논쟁의 중심은 `스위스` 

특히 조세회피 지역 규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불러일으킨 중심에는 바로 스위스가 있다.

최근 스위스의 UBS는 비밀계좌를 통해 미국인들의 탈세를 조장한 혐의로 벌금을 선고받았고, 비밀계좌 공개 소송에도 휘말렸다. 특히 비밀계좌를 기반으로 성장한 스위스 금융산업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한 스위스 정부가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과의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 역시 이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칼 레빈 미국 상원위원은 최근 UBS 청문회 후 "역외 세금 회피 남용이 세금 시스템의 통합을 침해하고 있다"며 "100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 구멍을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도 "스위스가 OECD 조세회피 지역 블랙리스트에 추가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독일 재무장관도 "스위스가 OECD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으며 G20 회의에서 구체적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유럽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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