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신한은행 부행장보 이상 임원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간부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농협과 같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혼쭐날만한 사건이라도 터진 것일까.
사연은 이랬다.
신상훈 행장은 지난 달 옛 조흥은행 건물이었던 광교 백년관에 임원들을 소집했다. 최근 현안을 진단하고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기 위한 자리였다.
주말에 서울 근교 연수원으로 워크숍을 가질만도 했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평일 오후에 모여 자정이 넘도록 서울 한복판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내년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더 악화될 수 있고 은행 경영 환경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다.
정부는 은행들의 공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고 여론 역시 최근 몇 년간 거둔 대규모 순익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이 많은 것이 사실. 그렇지만 은행의 자본 적정성과 건전성 관리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신한금융(055550)지주로부터 8000억원의 자금 수혈도 받아야되는 상황이다.
신 행장이 `최악의 시나리오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임원들은 "일단 사표를 제출하고 죽기살기로 일해보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이날 회의에 참여했던 한 임원은 "모두 사의를 표명한 것은 맞지만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사표를 제출한 임원도 없다"면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열심히 해보자는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상당규모의 조직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본점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영업지점 100여개를 통폐합하게 되면 임원급 인원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출기피한다, 모럴헤저드다…`비판만 할게 아니라 목숨 내놓고 일해보겠다는 은행원들에게 경기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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