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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없는 산업銀·우리금융 업무공백 너무 크다

백종훈 기자I 2008.05.08 10:57:04

몇주~한두달간 업무공백 피할 수 없어
후임인선 자리 잡으려면 상당시간 필요

[이데일리 김현동 하수정 백종훈기자]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 총재와 우리금융 계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키로 하면서 적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한두달간 업무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가 최대한 빨리 후임 CEO 인선작업을 하겠다지만, 우리금융 수장의 경우 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총 등을 거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영화 작업이 진행 중인 산업은행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말부터 총재 교체설이 제기되면서 조직 내부적으로 업무 진행 속도가 느려졌고, 최근에는 4명의 임원급이 임기를 맞아 퇴임하면서 업무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산업銀 인사지연→업무공백→민영화 차질?
 
지난해 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 계획이 발표된 후, 김창록 총재 교체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산은 총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총재가 바뀔 것이라는 소문은 현실화됐다.
 
그렇지만 금융 공기업 재신임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산은은 내부 인사까지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총재 교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공석이 된 기획관리본부 이사, 공공투자본부 이사, 신탁본부장, IT본부장 등 4개 본부장 후임 인사를 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산은은 민영화에 대비해 조직을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인 총재가 교체되고 4개 본부의 임원이 공석인 상황에서 은행 경영이 제대로 될리가 만무하다.
 
총재 인선 지연과 민영화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산은의 외화자금 조달도 순탄치 않다.
 
올해 초 10억달러의 글로벌본드와 최근 3억스위스프랑 채권을 발행했지만, 국내 대표차입기관이라는 위상에는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투자자 설명회에서도 주로 민영화 계획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의가 많았다.
 
총재 인선 작업이 늦어지고 인사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산은 내부적으로는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칫 민영화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시장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인사가 늦어지고 있어 업무공백 우려가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 우리금융 회장·행장·자회사 수장…`산넘어 산`

회장과 우리은행장, 경남·광주은행장 등이 모두 바뀌게 된 우리금융(053000)의 경우 산업은행에 비해 더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

행장·회장 분리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황영기 전 회장 겸 행장때처럼 합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예보는 이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므로 추후 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겸임체제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는 박병원 회장과 박해춘 행장간에 다소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예보가 회장·행장 겸임체제를 부활시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정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이팔성 서울시향 대표도 사석에선 회장과 행장의 분리에 따른 비효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보의 계획이 선다해도 7인의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공모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서류접수와 면접, 내정까지 몇주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전 박 회장과 박 행장 공모 때도 한달여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이후 CEO가 내정된다 해도 회장의 경우 이사회를 거쳐 주총도 통과해야 한다. 만약 회장과 행장을 겸임시킬 경우, 이때까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공식적으로 선장없는 배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또 경남·광주은행장 공모와 우리은행 부행장 인사도 이어져야 한다. 우리은행 부행장은 총 11명으로 새 CEO가 일하려면 상당수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행장보다는 낮지만 역시 임원급인 단장의 경우에도 7곳 자리가 정해져야 한다.

박해춘 행장의 경우 지난해 취임후 열흘만에 구조조정과 임원인사를 단행, 8명의 부행장을 교체 선임하고 5명의 단장을 새로 임명했었다.
 
한편 공모작업을 다시 진행해야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3월 유재한 전 사장이 사퇴한 이후 박재환 부사장 대행체제로 2개월가량 끌어왔지만, 재공모 결정으로 추가로 최소 3주이상 더 공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새로 추천위원회 위원을 구성하고 재공모를 진행한다면 아무리 일정을 앞당기더라도 최소 3주는 걸린다"라며 "사장 선임이 상반기를 넘긴다면 업무 공백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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