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의 최대주주인 예보(지분률 73%)도 이날 곧바로 재공모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신임 회장·행장 인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각 조직이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공모절차를 진행하려면 적어도 한달이상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에선 벌써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분리됐던 회장·행장 체제가 다시 바뀔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공모 어떻게 진행되나
예보는 이날 금융위에 이어 자료를 내고 "곧바로 우리금융 등 산하 금융공기업 CEO에 대한 공모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공모의 세부적인 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예보 회수관리실 관계자는 "공모를 바로 착수하겠다는 것 이외에 자세한 지침이 나온 것은 없다"며 "원칙대로 각 조직이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053000)와 우리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각 7인의 회장추천위원회와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전망이다. 회추위와 행추위는 외부인사 3인, 사외이사 3인, 대주주인 예보인사 1인으로 구성됐었다.
예보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상장사이고, 우리은행의 경우 지주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이사회와 주총 등을 고려해 공모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CEO 모두 정부에 재신임을 위한 사의를 표명했을 뿐, 구체적인 사표제출은 하지 않은 상태다.
예보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 공모가 동시에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각 추천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시점 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예보는 또 공모 완료시점도 정확히 확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하마평 솔솔…회장·행장 분리체제 변화여부 주목
금융가에선 벌써부터 이팔성 서울시향 대표(전 우리증권 사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 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을 후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관건은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각각 뽑을 것인지, 예전 황영기 전 회장 겸 행장때처럼 다시 합쳐 뽑을 것인지다.
최근 우리금융 안팎에선 이번 재선임때 회장-행장직 결합에 대해 검토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회장-행장 분리·통합여부는 최대주주인 예보에 결정 권한이 있다.
예보는 이에 대한 질문에 `민감한 사안`이어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감한 사안임을 인정한 만큼, 다시 회장-행장직을 합치는 방안에 대해 어느정도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행장 문제의 경우 일부 문제가 있어 황영기 전 회장때 겸직하도록 했던 것"이라며 "이번에 두 CEO직이 분리된 것은 정권말 자리만들기 차원의 성격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다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두 CEO 동시낙마…우리금융 안팎 `당혹`
우리은행 임직원들과 노조 등은 회장과 행장이 불과 1년여만에 동시 낙마하는 상황을 맞아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영 공백에 대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두 CEO를 정부가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와 직원들 사이에선 적어도 회장과 행장중 1명은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박병원 회장(2007년 4월2일 취임)과 박해춘 행장(2007년 3월26일 취임)이 모두 금융위원회로부터 불신임을 받자, 직무대행 등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보는 현 회장-행장을 후임 인선때까지 유임시킬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법률적으로 여러 검토를 하고 있어 뭐라 결론을 밝히기 어렵다"며 "현 CEO 유임방안과 직무대행 선임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경우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돼 직무대행 임명 자체가 매우 복잡하다. 업계는 따라서 예보가 현 CEO를 일단 두고 공모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재신임을 받지 못한 기관장의 사표를 수리한 후에는 관련법령 등에 따라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며 "다만 현안과제가 있는 기관들의 경우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근무토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