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노조 회계공시 제도’ 폐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양대 노총은 노조 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삭감 중단, 정부 위원회에 노동계 참여 보장, 집회 소음규제 원래대로 되돌리기도 함께 요구했다. 노동계가 새 정부에 ‘보답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대 노총이 폐지를 요구한 노동조합 회계공시는 지난 정부 때 노사관계 법치 확립 차원에서 도입했다. 말 그대로 노조도 수입과 지출 회계를 공시해 조합비 사용 집행을 투명하게 하라는 취지다. 영리·비영리 할 것 없이 일정 기준 이상의 법인이 회계장부를 공개하는 것은 선진사회의 보편적 기준이다. 자금집행의 정확성과 회계의 투명성에서 예외나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은 상식이다. 2023년 당시 정부는 노동조합법과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노조의 직전 회계연도 결산 결과를 공시하도록 하면서 적극 시행을 위해 세금 혜택 인센티브도 부여했다.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가 회계 공시를 하지 않으면 노조원이 내는 조합비 15%의 세액공제를 못 받게 한 것이다.
노조 참여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이 제도는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그런데도 양대 노총이 이 제도를 없던 것으로 되돌리자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도입에 반발했을 때도 그러했지만 조합비를 아무런 간섭이나 감독, 규제 없이 노조 집행부 원하는 대로 다 쓰겠다는 것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하기 어렵다. 노동자 단체도 당연히 조합비를 투명하게 쓰고 회계 정리에서도 오류가 없어야 마땅하다. 방대한 조합원을 기반으로 한국 사회에서 막강한 발언권과 유무형의 현실적 힘을 감안하면 오히려 솔선수범해야 한다.
지금 양대 노총이 해야 할 일은 거대 사업장 중심으로 기득권을 챙길 게 아니라 고용 노동시장 약자들의 노동 권익을 살피는 것이다. 사회진출 및 재고용 준비자, 비자발적 실업자, 소규모 영세 사업장 근로자의 고용 근로 임금 여건을 보면서 한국 노동시장 곳곳의 이중 구조를 풀어나가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노조 살림살이를 투명하게 하라는 게 어떻게 노동 탄압인가. 노동계 요구에 대해 새 정부도 수용할 것과 않을 것을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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