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동…이란이 퍼부은 드론·미사일 300발 넘어

방성훈 기자I 2024.04.14 17:55:14

이란, 예상 깨고 이스라엘 전면 공격…화약고 된 중동
이란, 이스라엘에 "대응시 더 큰 보복"…美개입엔 경계
美, 이스라엘에 "이란 공격으로 피해 없어…보복 반대"
국제사회도 '최대한 자제' 촉구…유가·금값 급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전례 없는 대규모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경우 5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중동 지역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란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도, 추가 유혈 사태를 우려해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겨냥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의 발사체가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의해 격추당하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컨테이너선을 나포한 데 이어, 이스라엘을 향해 300개 이상의 드론 및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친(親)이란 세력도 공격에 동참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번 공격으로 관련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이 대응에 나설 경우 더욱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또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란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어떠한 보복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추가 유혈사태 및 경제적 악영향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피해가 거의 없는 것은 미국 등의 협조 덕분일 뿐더러, 이란의 공격을 무위로 돌린 만큼 사실상 승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발사체 가운데 99%는 이스라엘군, 미군, 영국군에 의해 격추돼 부상자 12명을 제외하면 큰 피해는 없었다.

유럽에서 중남미, 중동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도 이란을 규탄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전면 공격한 것이어서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남은 건 이스라엘의 결정이다. 국제사회 여론을 감안하면 보복을 강행하기엔 저항과 부담이 크다는 진단이다.

중동 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 세계 일일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2일 장중 배럴당 87.67달러까지, 6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치솟았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6만 7000달러대에서 6만 20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2448.8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2400달러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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