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1.4%로 유지…물가도 3.5%로 유지(상보)

최정희 기자I 2023.08.24 10:00:57

한은, 다섯 번 연속 금리 동결
올해 성장률 1.4%로 석 달 전 전망 유지
물가 전망치 유지되나 근원물가 상향 여부 주목
내년 성장률 2.3%→2.2%…물가상승률은 2.4%로 유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4%로 석 달 전 전망치(1.4%)를 유지했다. 작년 5월부터 다섯 번 연속 하향 조정했으나 이번에는 종전 수치를 지켰다. 물가상승률은 3.5%로 종전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각각 2.2%, 2.4%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은 석 달 전(2.3%)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나 물가상승률은 2.4% 그대로 유지했다.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2월 이후 다섯 번 연속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전망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5월까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다섯 번 연속 하향 조정했으나 이번에는 1.4%로 종전 수치를 유지하면서 기존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 전망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데일리가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성장률 1.3%를 전망한 것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와 유사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월 올해 성장률을 1.3%로 내다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보다 높은 1.5%로 전망했다. 최근 석 달내 제시된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1.2~1.5%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0.9%로 한은이 5월 제시했던 전망(0.8%)보다 선방했지만 한은이 이날 전망한 1.4%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1.7% 성장해야 한다.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는 전적으로 반도체와 중국 경기 회복에 달려있다. 그러나 중국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의 3분의 1이 중국으로 나가는 만큼 중국 회복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도 중요한 변수다.

출처: 각 기관
한은은 5월 중국 성장률을 5.3%로 전망했는데 최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보다 대략 1%포인트 낮게 보고 있다.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2~0.5%포인트 낮아진다는 게 통설이다. 물론 긍정 요인도 있다. 중국이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이에 따라 성장률이 0.1~0.15%포인트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종합하면 성장률은 이전보다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한은이 종전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중국 성장세 둔화는 내년 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은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낮췄다. 주요 해외IB들이 내년 성장률 평균을 1.9%로 보는 것보다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5%로 그대로 유지됐다. 올 2월에 이어 세 번 연속 같은 수치가 유지되고 있다. 이데일리 설문 결과 3.4%를 전망한 것보다는 높은 수치다. 다만 관건은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이다. 한은은 근원물가가 5월 전망했던 3.3%보다 소폭 높아질 것임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다.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2.3%로 내려왔지만 8월에는 국제유가 급등,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 등을 고려해 3%대로 회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대중교통,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져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전월과 변화가 없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도 2.4%로 종전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내년 하반기 물가가 2% 중반 이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년 성장률이 하향 조정됨에도 물가가 하향 수정되지 않은 것은 물가 둔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