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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다음은 메타버스’ 컴투스가 1조원 배팅한 이유

이대호 기자I 2022.01.02 16:07:10

송재준 컴투스 대표 신년 인터뷰
PC서 모바일처럼, 메타버스 격변 전망
작년 투자만 10곳 넘어
블록체인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송재준 컴투스 대표 (사진=컴투스)
*송재준 컴투스 대표 약력 △1979년생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사 △컴투스 대표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 부사장 △컴투스플랫폼 대표 △크릿벤처스 대표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큰 딜을 하려고 1조 원 가까운 캐시를 모아놓고 있었는데,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송재준 컴투스(078340) 대표가 <이데일리> 신년 인터뷰에서 메타버스 투자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송 대표는 PC에서 모바일로 그다음 주축이 될 플랫폼이 메타버스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옛 게임빌 당시를 떠올리며 “아이팟 터치 시절부터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을 넣은 적이 있다. 빠르게 도전하고 변화하는 DNA가 있다”며 메타버스 사업을 설명하면서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 컴투스 행보를 짚어보면 엠스토리허브, 위지윅스튜디오, 더샌드박스 등 투자한 곳만 10곳이 넘는다. 모두 컴투스표 메타버스 ‘컴투버스’의 가치사슬을 이룰 기업들이다. 1조 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투자했고 여유자금도 메타버스 관련 투자에 집중한다. 업계 내 가장 적극적인 투자 행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 위지윅스튜디오에만 2057억 원을 배팅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승리호’ 시각특수효과(VFX)로 유명한 회사다.

송 대표는 위지윅스튜디오 인수(최대주주)와 관련해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위지윅스튜디오 박관호 대표와도 얘기하다 세계적으로도 마땅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없어 새롭게 정의하고 만들면 되겠다 해서 바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공개한 컴투버스는 위지윅스튜디오와 3개월여 작업한 시범제작물(프로토타입)이다.

컴투스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도표 (사진=2020년 3분기 실적발표 자료 갈무리)
◇진짜 실생활 옮겨야 메타버스

컴투스는 최근 우후죽순 생겨난 3D 기반 커뮤니티 성격의 메타버스가 아니라 진짜 실생활을 대체할 차세대 메타버스를 꿈꾸고 있다. 직장부터 병원, 은행, 백화점, 극장 등 생활 전반을 컴투버스로 옮긴다.

송 대표는 “심리스(끊김 없이)하게 사회를 옮겨놔야 한다. 가상현실로 우리의 삶이 들어가야 이게 메타버스”라고 정의했다. 그는 “집에서 컴투버스로 출근하고 은행 번호표 뽑고 기다릴 필요 없이 화상채팅으로 대출 상담까지 받도록 하고 원격의료도 가능하게 한다”며 “쇼핑을 위한 백화점이나 음식배달 업체와도 제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MOU(업무협약) 발표가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먼저 컴투버스 내 업무 오피스를 연다. 이후 커머스,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 부분을 순차 적용한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모두 지원한다. 송 대표는 “이르면 여름께 컴투스 그룹의 2000여 명과 위즈윅스튜디오 500여 명이 먼저 입주한다”며 “가상 오피스를 먼저 테스트하고 수많은 개선사항을 잡아낸 뒤 내년 초에 타사를 입점시킬 것”이라고 알렸다. 업무 협업 기능에 대해선 “오픈 API(앱개발환경)를 연동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파일 공유부터 프레젠테이션 등 필수적인 기능을 직접 구현하고 고급화된 협업툴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오픈 형태로 병행해 쓰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도 같이’ 이달 토큰 발행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게임은 업계 전반이 신시장으로 보고 움직이는 분야다. 컴투스도 전체 라인업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돌렸다. 투자도 잰걸음이다. 코인원 2대 주주에 올라서는 등 거래소와 블록체인 관련 투자 역시 진행 중이다. 컴투버스와 마찬가지로 직접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택했다.

송 대표는 “가상자산 예치된 양이 제이커브(악화 후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J형 그래프)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이건 막을 수 없는 변화라고 생각했다”며 “2020년 여름 정도에 여러 거래소를 만났고 가장 잘 맞았던 코인원과 딜을 추진해 다음 해 마무리지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컴투스 그룹사는 게임 플랫폼 ‘하이브’를 블록체인 전문 플랫폼으로 만든다. 전자지갑과 NFT 거래소 기능을 합칠 계획이다. 송 대표는 “1월 안에 C2X(거버넌스 상위 토큰)를 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게임별로도 별도 토큰을 발행한다. 그는 “메타버스는 토큰 경제 설계가 필수적이다. 블록체인을 가져가야 한다”며 ‘메타버스-블록체인’ 투트랙 전략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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