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훈, 합당 제안으로 단일화 불 지펴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의 단일화에 불을 지핀 쪽은 오 후보다. 오 후보는 지난 1월 8일 조건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오 후보는 안 후보에 합당을 제안함과 동시에 합당하지 않을시 본인이 불가피하게 보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출마를 선언했던 안 후보 측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이때부터 안 후보와 국민의힘 간의 야권 단일화 힘겨루기가 전면전으로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제3지대 단일화와 국민의힘 경선을 거친 후에도 두 후보 간 단일화는 순탄치 않았다. 이미 두 당 사이에서 후보 단일화 방식은 물론, 안 대표로 단일화될 경우 기호 4번이 아닌 2번으로의 출마 여부 등을 두고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의당은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주장했으며, 국민의힘은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제시했다. 또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 후보는 누가 되든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고 고수했으나, 국민의당은 기호 2번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오 후보가 앞서 제안했던 안 후보의 입당이나 합당을 제안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같은 당이 아니면 선거유세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안 후보는 기호 3번인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2번을 찍던 4번을 찍던 1번 다음 순서라 상관없다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
◇ 진통 끝에 실무협상 12일 만에 매듭
두 후보의 단일화는 지난 7일 맥주회동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일화 최종 시한은 후보 등록일인 18~19일로 정하고, 단일화 협상팀을 각각 3명씩으로 꾸려 공식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양측의 실무협상단은 지난 9일 여의도 국회 앞 정치카페인 ‘하우스’에서 첫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17~18일 여론조사 후 최종 후보 발표가 골자였다.
하지만 협상단이 여론조사 방식에 난항을 겪자 두 후보의 입도 거칠어지고, 합당을 놓고 다시 한번 실랑이를 벌이다가 서로가 약속했던 19일 전 단일화 협상은 무산됐다.
여론이 악화하자 두 후보는 19일 전격 양보의사를 서로 밝히며 다시 단일화에 물꼬를 텄다. 진통을 거듭하던 협상은 안 후보가 먼저 ‘유선전화 10%를 받겠다’고 하고, 10여분 뒤에 오 후보가 ‘무선전화 100%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후 급물살을 탔다. 그간 오 후보 측에선 유선전화 조사 방식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안 후보 측에선 100% 무선전화 방식을 고집해왔다. 두 사람의 양보 대결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여론 형성을 통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양측은 20일 실무협상을 재개했고, 21일 국회에서 9차 실무자협상단 회의를 통해 무선전화 100%에 경쟁력·적합도 조사를 50%씩 합산하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는 데 최종 합의했다. 지난 9일 첫 협상 이후 12일 만에 마무리 수순을 밟은 것이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협상단은 어제 큰 차원의 타결을 봤고 오늘 여론조사 방식과 시기, 문항에 대해서 원만하게 합의를 이뤘다”면서 “이제 모든 합의가 다 끝났고 여론조사는 실시 기관들의 준비 때문에 내일부터 실시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