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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美부통령, 미국인 석방 고리로 北인사 만날까

원다연 기자I 2018.02.04 17:17:45

청와대, 평창올림픽서 "평화정책 모멘텀" 펜스 역할 기대
문정인 "北 억류 미국인 풀어줘야", 북미 접촉 가능성 커져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에 미국과 북한이 각각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북미대화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 개선의 모멘텀이 향후 지속돼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펜스 부통령 방한이 이를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북미대화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창 올림픽에 방문하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역할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앞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측의 고위당국자가 오더라도 만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 온 만큼 북미 대화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미 대화를 위해 제시한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특보는 지난달 30~31일 영국 런던 소아스(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와 바스대 런던캠퍼스 초청특강을 통해 평창올림픽을 북핵해결의 전기로 만들기 위해선 “북한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문 특보는 “북한이 (도발) 자제를 계속하고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하는 제스처를 보인다면 올림픽 기간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북한에는 함경북도 나선에서 붙잡힌 김동철씨, 평양과학기술대에서 교수로 일하던 김상덕씨, 김학송씨 등 3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억류돼있다. 특히 김동철씨는 억류 기간이 2년을 넘기면서 미국인 가운데 역대 최장 기간 억류돼 있는 상태다.

문 특보의 이 같은 발언이 주목받는 까닭은 앞서 그가 평창 올림픽 기간 이후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 방안을 가장 먼저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코리아 글로벌 포럼’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고 한미는 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중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이후 한미연합 훈련이 올림픽 이후로 연기된 만큼 문 특보의 이번 제안의 현실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8일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만찬회동이 한미 간 입장 조율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국면전환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는 한편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동맹 차원의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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