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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치집회서 폭탄테러로 44명 사망…“IS 배후 추정”

김영은 기자I 2023.07.31 10:09:15

친탈레반 성향 정당 행사서 ‘자폭’ 테러
'탈레반과 대립' IS 배후 가능성에 무게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가 주최한 정치 집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44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경찰은 탈레반과 적대관계인 또 다른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를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진행된 정치 집회 도중 폭탄 테러로 부상당한 사람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AFP)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북서부 카르카이버·파크쿤트와주 바자우르 지역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해 44명이 사망하고 약 200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는 파키스탄 이슬람정당 자미아트 울레마-에-이슬라미’(JUIF)의 지역 책임자인 마울라나 지아울라가 포함됐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자살 폭탄 테러범이 당의 고위지도자가 앉아 있던 무대 근처에서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 했던 아담 칸은 “주변에 먼지와 연기가 자욱했고 나는 일어서지도 못하는 부상자 밑에 깔려 있었다. (부상자들) 팔다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며 상황을 전했다.

테러가 발생한 바자우르 지역은 파키스탄 탈레반의 거점 지역이다. 이날 행사도 친(親)탈레반 종교지도자인 마울라나 파즐루르 레만이 주최했다.

현지 경찰은 탈레반과 갈등 관계에 있는 IS가 테러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탈레반과 IS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하지만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파키스탄 정부와 대립 관계에 있는 탈레반이 테러 배후에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지만 탈레반은 테러를 규탄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탈레반은 AP에 이번 폭탄 테러가 이슬람주의자를 서로 대적하게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JUIF당 고위 인사인 압둘 라시드는 “11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을 제거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면서 “이러한 전술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오는 11월 총선을 치를 예정인데 총선을 앞두고 정파·종파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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