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지난해 말 동양그룹과 STX그룹의 주요 기업 크레딧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됐다. 이후 두 그룹은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2000년부터 재무적으로 열악한 상태였다. 이후 지주사격인 동양과 동양증권에 대한 지분확대 등으로 인해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반면, 주력사업의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 당시에는 동양메이저(현 동양과 동양시멘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며 동양증권과 동양캐피탈(현 동양인터내셔널)을 지배하는 비교적 단순한 지배구조를 보였다. 또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도 양호한 수준였다. 그러나 이후 1년 동안 동양그룹은 동양카드를 매각하고 동양종금을 동양증권으로 합병하는 등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이후 지주사격인 동양과 금융부문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핵심 사업인 시멘트를 분사하고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역할을 증대시켰다. 결국 현재와 같은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되면서 재무구조는 더 악화됐다.
동양그룹은 2012년 12월, 가전·섬유·건재 사업부를 비롯해 일부 계열사 지분과 골프장·선박·빌딩 등의 유형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1865억원의 매각자금이 유입됐고, 각종 사업부의 매각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그룹 외부로의 실질적 매각은 800억원 수준에 그쳤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전과 건재 사업부의 매각은 금액과 시기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
이번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자산과 부채가 1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은 다소 개선될 것이다. 다만 흑자 사업부의 매각과 여전히 높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익기반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근본적으로 동양그룹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 직접적인 자본수혈과 동양파워의 사업성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STX그룹은 지난2001년 출범 이후, 인수합병(M&A)와 자체 투자확대를 통해 급성장했다. 2007년 대련 조선기지 건설과 유럽 조선사 인수 이후 발생한 금융위기와 조선, 해운업계 불황으로 재무부담이 증가하게 됐다.
STX그룹은 2012년 5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그해 연말 STX팬오션을 매각 대상으로 내놨다. STX OSV와 STX에너지 지분 매각을 통해 1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완전히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STX팬오션 매각, 대련 조선기지 자본유치 등과 함께 조선업황 회복이 필요하다.
현재 STX채권단은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STX에 회사채 2000억원을 비롯해 올해에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긴급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실사가 끝나는 5월말~6월초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조선 업황도 턴어라운드돼야 비로소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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