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원 기자]한화건설이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정유시설과 태양광 사업 등의 추가 수주가 답보상태에 놓였다. 재판중인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면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김 회장에게 요청한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재건 사업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17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가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을 수주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라크 내 한국기업의 위상도 높아진다. 더욱이 2017년까지 310조원 규모로 발표된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에서 선점효과도 가능하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건설 측은 “김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김 회장의 진두 지휘에 따라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이번 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10만가구 규모의 국민주택건설과 단지조성공사다.
한화건설은 이 공사를 포함, 지난해 국내 해외건설 수주실적의 10%가 넘는 규모를 수주한 바 있다.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에는 100여개 협력업체와 1500여명의 국내 인력이 투입된다. 연인원 55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 800억 달러 ▲교통인프라 460억 달러 ▲에너지 800억 달러 ▲정보통신(IT)·의료·보안 690억 달러 등 재건사업에 2750억 달러(약 31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 달러 투자를 비롯해 정유공장·도로·기반시설 등에 최소 700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의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