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맏형 상은씨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문제가 막바지로 치닫는 한나라당 경선에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후보측은 이 사건을 '도곡동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후보에 대해 "경선에서 사퇴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이 후보측은 정치 검찰의 '이명박 죽이기'라며 검찰총장의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박근혜측 "이상은 차명재산은 도곡동 게이트..이명박 용퇴하라"
박 후보측은 14일 오전 홍사덕,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 주재하에 확대선거회의를 갖고 "이명박 후보가 용퇴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후보 사퇴론을 공식 제기했다.
홍 위원장은 "도곡동 땅 한 건만 해도 인신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내부 법률팀의 유권해석이 나왔다"며 "이명박 후보는 도곡동 게이트 보다 파괴력이 더 큰 BBK, 산악회(희망세상21산악회) 게이트를 절대 극복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박 후보의 입장이냐는 질문에 대해 "캠프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측 조직총괄부본장을 맡고 있는 엄호성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002년 2월 이상은씨가 납득할만한 사유가 전혀 없이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로부터 58억원을 넘겨받은 것은 증여세 포탈 혐의가 있다"며 "당시 (증여)세율은 50%로 결과적으로 29억원을 포탈했다"고 법률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과거 대법원은 김현철(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씨가 70억원을 김기섭(전 안기부 운영차장)씨에 맡겼다 돌려보냈을 때 포괄적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처벌했다"며 "법률적 구조가 그 때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조세범처벌법에 따르면 이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엄 의원은 덧붙였다.
◇ 이명박 "정치 공작..검찰총장 탄핵 강구"
이 후보측은 전날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고 "검찰총창 탄핵도 불사하겠다"며 검찰을 압박했다.
이재오 최고위원과 고흥길 정두언 정종복 공성진 진수희 의원 등 이 후보측 선대위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총장과 관련자에 대한 탄핵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전날 대검찰청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오전까지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소를 취소한 사건에 대해 전례없이 수사를 강행하더니 결국 검은 의도를 드러냈다"며 "갑작스런 법무장관 교체, 박근혜 캠프의 수사결과 발표 촉구, 검찰 항의 방문, 느닷없는 중간수사결과 발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누가 봐도 사전에 짜인 정치공작 시나리오라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희태 선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라디오방송에 출연 "검찰이 부랴 부랴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검찰이 이명박 대세론을 꺾고 낙마시키는 등 한나라당 경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위원장 안상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검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는 이명박 후보를 흠집내거나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정상명 검찰총장, 김홍일 서울중앙지검차장, 최재경 부장에 대해 오는 16일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17일 법원에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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