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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충격에 AI주 '와르르'…나스닥 1.9%↓, 금리는 급등락[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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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15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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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CPI 3.7% 상승…예상 웃돌며 긴축 우려 확산
코어위브 15%·오라클 9% 급락…반도체지수 4%↓
10년물 국채금리 5.32% 돌파 후 5.19%로 반락
월가 "10월 동결·12월 인상"…AI 투자 재평가 시작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14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특히 막대한 차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온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부각되면서 AI 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국채금리는 물가 발표 직후 급등했다가 증시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로 하락 전환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하락이 AI 투자 열풍의 붕괴보다는 높아진 금리와 투자비용을 반영한 재평가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UPI)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UPI)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8% 하락한 2만6692.8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1% 떨어진 7718.94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9% 내린 5만1621.48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은 지난 7월 23일 이후, S&P500은 7월 29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와 암젠 등 헬스케어주 강세에 힘입어 낙폭이 크지 않았다.

물가 다시 3.7%…연준 금리 인상 우려 확산

이날 시장을 흔든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8월의 3.4%보다 상승률이 0.3%포인트 높아졌고 시장 예상치인 3.6%도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시장 예상과 같았다.

문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시장 예상치인 0.2%, 2.5%를 각각 0.1%포인트 웃돌았다. 국제유가 상승이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다른 품목에서도 물가 압력이 확인된 것이다.

애덤 사르한 50파크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이번 물가지표를 반기지 않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시장과 연준 모두에 가장 큰 적”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전날 22.1%에서 이날 32.7%로 상승했다. 장중에는 내년 1월 말까지 두 차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까지 일시적으로 시장가격에 반영됐지만 이후 관련 기대는 다소 약해졌다.

월가에서는 당장 10월 인상보다는 12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있다. 스카일러 와이낸드 리건캐피털 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질기고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10월 동결과 12월 인상을 예상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스와 겐나디 골드버그 등 전략가들도 “이번 지표로 10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고 12월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금융시장이 긴축 효과의 일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마 샤 프린시펄자산운용 전략가는 이번 지표만으로 10월 인상 필요성이 충분히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AFP)
AI 투자 부채 부담 부각…반도체주 6거래일 연속 하락

기술주 가운데서도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는 AI 인프라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15%, 네비우스는 10%, 오라클은 8.8% 급락했다. 서버 제조업체 델과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도 각각 11.4%, 8.2% 떨어졌다. 바클레이스가 두 기업의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한 영향도 작용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 하락하며 6거래일 연속 내렸다. 2025년 5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3.16%)와 브로드컴(-3.1%)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추종하는 지수는 지난 6월 고점에서 약 20% 떨어졌다.

시장의 우려는 AI 수요 자체보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과 그 비용에 집중돼 있다.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회사채 가격은 액면가 1달러당 80센트 아래로 떨어졌고, 만기수익률은 15% 안팎까지 치솟았다. 채권시장에서 발행사의 재무적 어려움을 반영하는 수준이다. 높은 차입비용을 감수하면서 건설한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의문이 커진 것이다.

다만 AI 투자에 대한 월가의 평가가 모두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 UBS 최고투자책임자실(CIO) 전문가는 “AI 분야의 경쟁 심화와 자금 조달 수요 증가, 높은 금리가 주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이번 하락은 AI 투자 흐름의 근본적인 붕괴보다는 기대 수준을 다시 조정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S&P500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약 13%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지수 상승의 상당 부분이 AI 관련주에 집중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구성 종목의 상승률 중간값은 올해 4%에 그쳤고, 200개가 넘는 종목은 오히려 하락했다. AI 주도주에 대한 기대가 흔들릴 경우 지수 전체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코어위브의 최근 5거래일 주가 추이 (단위: 달러, 자료: CNBC)
코어위브의 최근 5거래일 주가 추이 (단위: 달러, 자료: CNBC)
국채금리 급등 후 반락…유가 95달러대

국채시장은 하루 동안 방향을 크게 바꿨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5.32%를 넘어섰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상승에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오후 들어 기술주 중심의 증시 급락이 심해지자 안전자산인 국채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약 0.02%포인트 낮은 5.19% 수준에서 거래됐다. 물가 충격으로 금리가 올랐다가 주식시장 불안으로 다시 내려오는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1.01% 오른 배럴당 95.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약3.8리터)당 4.33달러로, 1년 전 약 3.08달러보다 40%가량 높다.

필립 블랑카토 오세익(Osaic) 수석시장전략가는 높은 유가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을 3%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하면서 “상당 부분은 이미 시장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주식과 채권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털릿 프리본·WSJ)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털릿 프리본·WSJ)
베이지북도 물가 압력 확인…워시 의장 발언 주목

이날 연준이 공개한 10월 베이지북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됐다.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가운데 9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증가했고 나머지 3개 지역은 큰 변화가 없었다.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고한 지역은 지난달 1곳에서 이번 달 4곳으로 늘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12개 지역 모두에서 나타났다.

반면 대부분 지역에서 소비지출은 정체됐고 일부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늦추거나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와 고용은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연준의 정책 판단이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제프 로치 LPL파이낸셜 전문가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 이외의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며 연준이 물가안정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다음 관심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이다. 워시 의장은 15일 밤 방콕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담할 예정이다. 예상보다 높은 CPI가 확인된 만큼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시점을 가늠하려는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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