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29일, 코스피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매도 서킷브레이커(지수 8% 이상 하락) 발동되며, 지수가 6000선 아래로 곤두박질 치던 상황에서 만났던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했던 말이다.
당시 코스피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단종레) 상장 이후 두 달 만에 변동성이 극대화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단종레를 도입한 5월 27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6월 22일(종가 기준) 9114.55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한 달여 뒤인 7월 30일에는 5593.56으로 고점 대비 4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 종목의 하락률은 각각 41.4%(35만 3500원→20만 7000원), 54.7%(291만 9000원→132만 2000원)에 달했다. 특히 단종레 투자자들은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금융당국은 단종레로 인한 개인투자자 손실(5월 27일~8월 14일·국내 10개 증권사)을 2조 3242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추정한 한국 자산 기반 레버리지 ETF와 코스피200·해외 상장 상품 등을 포함한 손실액은 약 54조원에 달한다.
이달 6일부터 진행 중인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단종레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단종레와 관련한 여야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단종레 도입 경위와 관련해 “업계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는 원론적인 차원의 답변만 내놓았을 뿐이었다.
이번 국감에는 단종레 도입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올 1월 13일 대통령실 회의를 주도했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증인 등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김용범 전 실장은 9월 1일 사퇴했고, 권대영 차관은 재경부로 자리를 옮겨서다. 단종레 도입으로 인한 피해자는 있는데, 정작 책임자는 사라져버린 것이다.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다음날(6월 23일) 밤,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의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MSCI 측은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제기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여자들이 변화의 지속적인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만한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했다.
중국·인도 등과 함께 한국 증시가 속한 신흥국 증시에서 코스피를 제외하고는 단종레를 도입한 사례가 없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홍콩을 제외하고는 대만은 물론, 선진국 지수에 포함된 일본도 단종레를 상장하지 않았다. 신흥시장이 선진시장이 되기까지는 전 세계 시장 참여자들의 인정을 받기 위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무시한 단종레 도입 실패라는 결과가 한국 증시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1100827.jpg)



![‘암살자(들)' 이민호 사는 70억 빌라…알고 보니 육영수 아파트 터[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1000224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