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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서 개인 슈퍼 4개를 운영했지만 쿠팡 배송이 본격화하면서 하나씩 줄었다. 직접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떼와도 가격 경쟁이 안 됐다. 고 점주는 “쿠팡 가격이 우리가 떼오는 값보다 훨씬 저렴했다”며 “혼자 고군분투해선 답이 없었다”고 했다. 결국 기업 물류와 브랜드 힘을 빌리기로 했다. 대신 따라온 건 유통산업발전법 규제였다. 야간·아침 영업 제한(자정~오전 10시), 월 2회 의무휴업. GS 간판을 달았다는 이유로 대형마트와 같은 족쇄가 채워졌다.
고 점주는 매일 오전 7시면 매장 불을 켠다. 새벽에 도착한 물건을 진열해야 해서다. 문제는 규제 탓에 손님이 9시 50분에 와도 팔 수 없다는 점이다. 오전 10시 전에는 매장의 POS(판매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고 점주는 “출근 전 반찬이나 애들 간식 사러 오는 분들이 많은데 그냥 돌려보내야 한다”고 했다. 개인 슈퍼 시절 단골들은 적응하지 못했다. 예전엔 됐는데 왜 안 되냐는 항의도 있었다. 고 점주는 “간판만 바뀐 것인데 전에 없던 규제만 생긴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가 계산한 손실은 구체적이다. 오전 10시 이전 영업만 자유롭게 풀려도 하루 100만~150만원 매출이 가능하다. 한 달로 환산하면 약 3000만원에 달한다. 어차피 물건 진열을 위해 매장 문을 열어야 하는 시간이다. 여기에 월 2회 의무휴업으로 생기는 매출 공백까지 합치면 월 매출 손실 규모는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 점주는 “의무휴업은 단순 매출 손실뿐 아니라 식품 폐기 비용 증가 등에도 영향을 준다”며 “연 손익을 따지면 정직원 두 명의 인건비”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혼자 시간을 갈아 넣어 버티는데 몇 년 더 이러면 몸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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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발전법상 규제는 2012년 전통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됐다. 대형마트가 쉬면 소비가 전통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 대형마트·전통시장 모두 발길이 줄어드는 사이, 규제 대상에서 빠진 쿠팡은 2018년 4조원대였던 연 매출을 2024년 41조원까지 키웠다. 법이 보호하려던 골목상권은 쪼그라들고, 규제의 빈틈에 있던 이커머스만 커진 셈이다. 고 점주는 “골목상권 살리겠다고 만든 법인데 골목상권은 이미 다 죽었다”며 “80평 남짓한 우리가 아침 장사를 안 한다고 과연 시장이 좋아지겠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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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겪는 점주는 고씨만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SSM 1464개 점포 중 가맹점 비중은 49%에 달한다. 2010년만 해도 직영점이 대부분이었지만, 2021년 30%를 거쳐 지금은 절반에 육박한다. GS더프레시는 가맹점 비율이 80%를 넘는다. 규제 대상 절반이 사실상 자영업자라는 이야기다. 고 점주는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SSM 가맹점 정책 개선 세미나에도 참석해 현장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요구는 단순했다. “직영점은 그대로 두더라도 가맹점만이라도 규제에서 빼달라”는 것이었다. 고 점주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출발선에 서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고 점주는 더이상 이런 역차별을 견뎌낼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구매 습관 자체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바뀌어 가고 있어서다. 그는 “요즘은 집 앞 매장에서 3000원 떡볶이 시키면서도 배달비 5000원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대”라며 “장을 본다는 경험 없이 자란 세대가 이미 소비의 중심”이라고 했다. 고 점주는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나중에는 규제를 풀어도, 매장들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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