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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의 핵심은 직업 선택의 자유다. 새벽배송 택배기사들은 본인들이 시간·돈 등 다양한 여건상 심야에 일을 하려고 지원한 거다. 누군가가 억지로 배정하거나, 강제한 게 아니다. 만일, 조금이라도 심야 업무가 근로자 건강에 문제가 된다면 이 세상에 많은 심야시간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어찌해야할까. 오직 택배기사만이 새벽배송을 금지 당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온라인은 들끓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누군가에겐 생계가 달린 일인데, 너무 무책임하다”는 원성이, 소비자들은 “생활이 급격히 불편해질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새벽배송을 활용하는 자영업자들도 새벽에 재료 등을 받지 못하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은 새벽배송을 통해 여러 이해주체가 동반성장하는 생태계로 진화했다. 이번 민주노총의 새벽배송 금지 요청은 우리 소비 생태계 전부를 다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0시부터 5시, 시간대를 정해 배송을 금지하잔 주장은 1차원적 사고다. 차라리 새벽배송 시간대에 집하·분류 업무를 물류로봇으로 대체하는 등의 기술적 대안을 검토하는 게 더 미래지향적이지 않을까.
민주노총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국내 유통시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근로자, 소비자, 기업 등 이해주체 중 누구 하나도 설득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때문에 특정 기업을 겨냥한 ‘다른 의도’가 엿보인다는 뒷소리도 나온다. 그 다른 의도가 무엇이든, 하나의 큰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일상만은 뒤흔들지 말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