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역에서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사의 대표는 설이 다가오고 있지만 올 한 해 회사를 어떻게 꾸려갈지가 더 고민이다. 직원들에게 줄 설 상여금은 꿈도 못꾸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에서 관급 공사를 발주 받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 채무 상승 및 정부 예산 조정 등으로 관급 공사가 크게 줄면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 그는 “관급 공사가 줄면 자연스럽게 민관 공사도 줄게 된다”라며 “갑작스럽게 공사 규모를 줄이게 되면 안전사고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정부 공사 계획을 보고 회사 살림을 맞춰온 업체들이 수 천곳이 넘는데 해당 업체들이 다 죽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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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B사 역시 올해 설 상여금 지급은 어려운 상태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판매 부진으로 몇 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인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위안이다.
이 회사 김모 대표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 제품 판매 형태가 완전히 달라졌다”라며 “굳이 온라인으로 주문이 가능한 제품을 여행에 맞춰 직접 사려는 수요가 줄다보니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을 토로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설보다 올해 설에 자금사정을 곤란하다고 느끼는 기업들이 나아졌다는 기업보다 높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설을 앞두고 81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설 대비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26.6%로 ‘원활하다’는 응답(17.3%)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금난을 겪는 이유로는 ‘판매·매출 부진’(65.7%)이 가장 많이 꼽혀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반증했다.
중소기업은 올해 설 자금으로 평균 2억 3890만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필요자금 대비 부족자금은 평균 1940만원에 달했다.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절반을 밑돌았고(41.8%) 1인당 평균 상여금도 60만9000원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