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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더운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 올리며 난방용 전력 수요가 늘어난데다, 주요 산업체가 지난주 휴가에서 복귀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전력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전기는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특성상 최대전력수요에 맞춰 공급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산업부와 한전, 전력거래소 등 전력 당국·기관도 이번 전력 피크에 맞춰 국내 발전소 ‘풀 가동’을 준비해놓은 상황이다.
전력 수급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1년 전(93.0GW)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수준인데다, 공급능력은 104GW로 지난해(99.7GW)보다 4GW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한 공급예비력은 11.4GW(예비율 12.3%, 전력거래소 예보 기준)다. 더욱이 지난달 고장으로 멈춰 섰던 설비규모 1GW의 원전 한빛 2호기도 지난 6일부터 정상 가동을 시작하며 공급예비력에 힘을 보탠 상황이다.
전력산업계는 통상 공급예비력이 약 10GW(10%) 미만으로 내렸을 때부터 수급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한다. 전력 당국은 공급예비력이 5.5GW 미만이 되면 전력수급 경보를 준비하고 4.5GW 미만 땐 ‘관심’ 단계의 경보를 발령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종 점검 차원에서 이날 오전 한국중부발전이 운영하는 수도권 지역 핵심발전 설비인 서울발전본부를 찾아 주요 시설을 시찰하고 최대 전력부하 준비 상황과 설비 점검 현황을 보고받았다. 한전과 전력거래소, 국내 전체 전력생산의 약 80%를 도맡은 발전 공기업들도 지난주부터 24시간 비상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전력 당국은 지난 6월15일부터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주부터 이번 주 전력 피크에 대비해 사실상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이 장관은 “이번 주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원전·화력발전 등을 총동원해 충분한 공급능력을 확보했으나 예상 외 폭염이나 피크 시간대 태양광 발전 변동성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살피며 한 치의 빈틈 없이 수급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를 결정하는 건 결국 국민”이라며 “이번주 만큼은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고 개문냉방(문 열고 영업하는 행위)을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