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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발언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스스로 들어보고 왜 투쟁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모였다”면서 “우리에게 불법 집회라고 하기 전에 헌법에 명시된 권리부터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 50여명은 이날 오전 9시23분쯤부터 국회의사당역에서 당산역 방면 지하철에 탑승했다. 6량 열차 총 24개 출입문에 2명씩 분산해 탑승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들은 열차 승차와 하차를 반복하며 국회의사당역과 당산역 구간을 오갔다. 경찰도 안전 관리를 위해 이들과 함께 지하철에 올랐다.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 열차 안에서 “앞서 47차례 진행했던 출근길 지하철 연착하는 방식이 아닌,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각 출입문마다 휠체어 2대씩 최대한 빨리 탑승하는 방식으로 선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함께 인간의 존엄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비폭력·불복종’ 운동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전장연의 지하철 역사 시위가 이어지자 시민들과 엉키면서 한때 혼잡이 발생하며 민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역사 내 안내방송을 통해 “역사 내 허가받지 않은 집회 선전전은 철도안전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즉시 역사 밖으로 이동하라”고 반복 안내했다.
한편 전장연은 전날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근길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연착 투쟁’ 시위는 당분간 멈추되 선전전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 중 특별교통수단 예산만이라도 반영해달라고 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특별교통수단 예산으로 3350억원을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전장연 활동가 약 100명은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노숙 농성을 하며 이날까지 1박2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날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인 후, 오전 11시부터 국회의사당역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연대단체 ‘열차 타는 사람들’ 출범 선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