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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오자…알리바바, 6개社로 분할 '창사 이래 최대 개편'(종합)

김윤지 기자I 2023.03.29 09:59:31

알리바바, '1+6+N' 지주회사 체제 전환
개별 CEO 책임 경영…독자적 IPO 가능성도
"中정부 방향 일치, 업계 청사진 제시할듯"
알리바바 수난 끝나나…뉴욕증시서 14%↑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1999년 창사 이래 최대 조직 개편에 나선다. 사업별로 조직을 나누는 것이 핵심으로, 이는 정부 압박에 따른 알리바바의 구조 조정 마무리로 해석되면서 시장은 환호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일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에게 서한을 보내 알리바바를 6개의 독립 사업 그룹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인텔리전스그룹, 전자상거래업체인 타오바오, 배달플랫폼 현지생활, 스마트물류 차이냐오, 글로벌디지털비즈니스그룹,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가 이에 해당된다. 이른바 ‘1+6+N’ 체제로, 1개의 지주회사 알리바바 그룹과 6개의 독립 사업 그룹, 향후 등장할 수 있는 개별 사업 회사를 의미한다.

각 그룹은 자체적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룹별 최고경영자(CEO) 책임 경영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조건에 부합하는 그룹은 개별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체 자금 조달을 모색할 수 있다.

이번 개편에 따라 장융 회장은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CEO로서 클라우드인텔리전스 그룹 CEO를 겸임한다. 타오바오는 다이산, 현지생활은 위융푸, 차이냐오는 완린, 글로벌디지털비즈니스그룹은 장판,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은 판루위안이 CEO를 맡는다.

장융 회장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알리바바는 조직을 민첩하게 만들고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주사로서 알리바바그룹의 지원·통제 업무는 간소화되고 상장 회사 규정 준수에 필요한 기능만 유지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의 장이 CEO는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기술 속에서 회사의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면서 “개별 사업 그룹이 자체적인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면 빠른 기술 업데이트 등 서비스와 제품이 보다 전문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수년간 중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된 알리바바의 구조조정이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립자인 마윈이 공개 행사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이른바 ‘설화 사건’ 이후 알리바바는 중국 주요 빅테크 기업과 함께 중국 정부의 견제 대상이 됐다. 이후 마윈은 중국이 아닌 네덜란드, 일본, 호주, 태국에서 포착됐다. 최근 들어 마윈이 약 1년 만에 중국으로 돌아온 사실이 알려졌고, 직후 알리바바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발표한 것이다.

마윈 알리바바 창립자(사진=AFP)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마빈 첸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독점적인 위치에 있는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을 축소하고자 하는 중국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면서 “향후 중국 빅테크 업계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 징둥닷컴, 바이두 등 여타 중국 빅테크 업체들도 다양한 분야의 사업부를 거느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게리 유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알리바바는 개별 사업의 가치가 할인된 상태에서 거래됐다”면서 “시장이 이들 비즈니스 부문의 가치를 각각 인식하면 상당한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개편 소식 영향으로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 주식예탁증서(ADR)는 전거래일 대비 14.26%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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