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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함 부회장은 취재진의 눈과 귀를 벗어나 금감원에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금융그룹 직원들이 다수 동원돼 3갈래 이상인 출입 통로에서 동태를 살피는 눈치 게임 끝에 취재진을 유유히 따돌리고 입성한 것이다. 기자들의 질문 및 카메라 세례를 받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출석시간이 오후 2시 이후로 조정된 손 회장은 훨씬 더 수월히 기자들을 피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기자들이 지레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대부분 기자들은 두 전직 은행장들의 소회를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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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현직 신분인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포토라인에 설지 여부다. 함 부회장처럼 대기 중인 기자들을 피할지, 당당히 기자들 앞에 나타날지 확실치 않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 고려할 때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최소화하고자 취재진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금감원은 나 회장, 박 사장, 윤경은 전 KB증권 사장,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에 ‘직무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를 사전통보했다. 이들은 내부통제기준 마련 미비를 물어 자신들까지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뉘며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향후 3~5년 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제재심을 시작으로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재를 확정한다. 이에 따라 일러야 내달쯤 결과가 도출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