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사람 중심 농정개혁 본격 추진”

김형욱 기자I 2018.12.31 11:22:53

"지난해 어려움 속 쌀값 안정 등 적잖은 성과"
"올해 일자리 창출·직불제 전면개편 등 추진"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농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내년 한해 ‘사람 중심 농정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개호 장관은 2019년도 신년사에서 지난 한 해(2018년)의 농업 분야의 성과를 자평하고 올 한해 정책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한해는 봄철 이상저온과 유례없는 폭염·가뭄까지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었다”며 “농업인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했고 정부도 힘을 모아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재작년 20년 전 수준까지 내렸던 쌀값이 지난해 오르며 농가 살림살이가 나아졌고 수확기에는 정부 긴급 공매를 통해 도시 서민 부담도 덜었다고 자평했다. 닭·오리 가축전염병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를 94% 줄이고 계란 등 식품 안전성을 높인 것, 우리 쌀 6만여톤(t)을 아프리카 난민과 아세안 수재민에 지원한 것도 지난해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올 한해 농업·농촌이 고령화 등 어려운 여건이지만 희망과 가능성이 공존한다”며 “사람에 투자하는 ‘사람 중심의 농정개혁’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앞서 발표했던 올해 6대 중점 과제 시행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농식품부가 앞선 2019년도 정부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올해 6대 중점 과제는 △농업·농촌 일자리 창출 △스마트 농업 확산 △직불제 공익형 전면 개편 △로컬푸드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농축산물 안전·환경 관리 △농촌 삶의 질과 복지 향상이다.

이 장관은 “공직자 모두 농업인, 국민과 소통하고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농정 혁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와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우리 농업과 농촌을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풍요와 행운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합니다. 새해 새아침을 맞아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해, 봄철 이상저온 현상,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의 식탁을 풍성하게 할 먹거리를 생산해 주신 농업인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정부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농업인 여러분과 함께 노력한 결과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농촌경제가 안정되고 서민부담을 줄였습니다.

20년 전 수준까지 하락했던 쌀값이 생산조정과 선제적인 조치에 힘입어 상승하였고 농가 살림살이가 나아졌습니다.

한편, 수확기 급격한 상승세에 대응하여 정부양곡 긴급 공매를 실시하여 도시 서민의 부담도 덜었습니다.

유례없는 폭염에 대응하여 무·배추 등 주요채소류 긴급 수급조절로 가격을 안정시키는 한편, 재해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렸습니다.

농가와 협력하여 농장 환경을 개선하고 촘촘한 방역조치를 실시한 결과, 계란 등 식품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고 지난겨울 AI 발생 건수가 전년에 비해 94%나 감소했습니다.

우리 쌀 6만여톤을 아프리카 난민, 아세안 수재민에게 지원하여 국제 식량안보에 기여한 것도 우리 농업인이 이뤄낸 성과입니다.

존경하는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2019년, 우리 농업 농촌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희망과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농촌이 고령화되고 있지만, 청년 농업인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젊은 농부들은 스마트농업 등 새로운 시도와 혁신적인 경영으로 우리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농촌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자원을 활용한 특화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농촌에 일자리가 생기고 있으며, 농가들은 가공·서비스업 등 농업외 소득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우리 국민들은 농업 농촌이 농산물 공급 기능에 더해서 식생활의 안전성, 환경과 생태의 지속가능성, 농촌 공동체의 유지 등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더 높여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 농촌 본연의 생명의 가치, 공동체와 포용의 가치를 회복하고 농업을 미래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람 중심의 농정개혁’을 본격 추진하겠습니다.

농정의 관점부터 바꾸겠습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농업인을 좋은 식품을 만들고 환경을 지키는 당당한 주체로 보며, 정책을 청년 혁신농을 비롯한 사람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전환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농업·농촌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농촌공동체의 활력을 유지하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6대 중점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농업·농촌에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최근 농림어업 분야 취업자 수가 전년동기 대비 5만9000명 증가하는 등 농업 농촌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전방위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먼저, 동물간호복지사, 양곡관리사, 산림레포츠지도사와 같이 국민들의 생활 속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의 자격증을 신설하고, 채용을 제도화하는 등 농업·농촌 관련 국민수요가 청년들의 일자리로 연결되도록 하겠습니다.

가축방역 위생관리업, 도시농업관리업, 생활승마 서비스업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업종도 적극 발굴하고 활성화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농촌 공동체와 지역자원에 기반한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치유·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농업 실천 조직을 확대하고,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에는 회계전문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양곡창고 등 농촌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하여 창업공간으로 제공하는 한편, 생산·가공·관광 등이 연계된 농촌 융복합 경영체를 육성하겠습니다.

청년들이 농업 농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졸업 후 영농종사를 조건으로 ‘청년창업농 육성 장학금’을 지급하고, 문화·여가·보육이 결합된 생활 인프라를 갖춘 ‘청년 농촌 보금자리’를 조성하겠습니다.

지자체의 청년농업인 정책을 평가하여 우수 사례를 포상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공동체가 청년농 육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식품·외식 분야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실전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키움식당, 청년 식품창업 랩을 운영하고, 외식산업 활기를 회복하기 위해 푸드페스타를 개최하겠습니다.

둘째, 우리 농업의 혁신동력, 스마트 농업을 확산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과 재배기술을 결합하면 한국 농업도 세계와 경쟁하는 유망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금년 착공 예정인 혁신밸리를 거점으로 인력-기술-생산이 연계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청년들에게 온실 환경제어, 재배기술을 심층교육하고 졸업 후 스마트팜을 임대 지원하겠습니다.

실증단지를 조성하여 기자재, 식품 등 전후방 기업과 농업인·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스마트팜에서 생성되는 생육·재배 정보 등 빅데이터를 공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겠습니다.

‘혁신밸리 자문위원회’를 통해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품질관리는 물론 해외 마케팅도 집중 지원하겠습니다.

미래형 식품 개발을 위하여 R&D 지원을 확대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첨단 식품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직불제를 공익형으로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쌀 직불제는 그간 농가 경영안정에 기여해 왔습니다만, 생산과잉을 심화시키고, 쌀 이외 작물농가와 중소농 소득 안정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중소규모 농가를 포용하고 농업의 공익적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직불제를 개편하겠습니다.

지급 요건과 단가 등이 상이한 쌀·밭·조건불리직불 등을 하나의 직불제로 통합하고, 작물과 가격에 상관없이 동일금액을 지급하겠습니다.

소규모 농가에게는 경영규모와 관계없이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경영규모가 늘어날수록 면적당 지급증가율이 줄어드는 역누진체계를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농업의 공익적 가치 증진을 위해 생태·환경과 관련한 준수의무를 강화하겠습니다.

농업인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직불제 개편협의회를 중심으로 금년 상반기까지 시행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성공적 직불제 개편을 위해서는 쌀 수급안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올해도 휴경을 포함한 생산조정을 지속하고, 배수로 정비와 기계화 등을 연계하여 타작물 재배사업을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로컬푸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습니다.

로컬푸드는 현행 농산물 유통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중소농의 안정적 판로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안적인 유통체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2018년부터 나주 혁신도시 내 14개 공공기관 구내식당과 접경지역 군부대에 지역 농산물 공급을 확대하는 시범모델을 만들어 왔습니다.

올해 나주 공공기관과 화천·포천 군급식의 로컬푸드 비중을 40%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 10개 혁신도시와 15개 접경지역 군부대에 로컬푸드 공급 모델을 확산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전체 유통체계에서 로컬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2%에서 2019년 6%까지, 2022년에는 로컬푸드가 의미있는 대안 유통체계로서 자리매김하는 수준인 15%까지 늘려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농축산물 안전과 환경을 엄격히 관리하겠습니다.

생산단계 안전성과 환경 관리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기본요건입니다.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PLS) 도입에 대비하여 고령농 대상 순회교육을 실시하는 등 제도 시행을 철저히 준비해왔습니다.

시행 첫해인 금년에는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계도 중심으로 운영하며 농가에 방문 컨설팅, 사전 안전성 조사 등을 지원하겠습니다.

농약상에게 농약 판매기록 유지 의무를 부여하고 기록관리 대상을 모든 농약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오리 농가의 시설기준을 신설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축산 악취를 방지하기 위해 액비 살포 기준과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농가가 기준을 준수하도록 촘촘히 점검하고, 노력하는 농가에게는 시설환경 개선 자금을 집중 지원하겠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AI 조기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차단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축산농가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구제역은 상시 백신접종 관리를 철저히 하고 유입가능성에 대비해 Asia1형까지 비축 대상에 포함하는 등 만일의 경우까지 고려하여 철저히 대응하겠습니다.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여행객의 휴대품 검역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여섯째, 농촌 삶의 질과 복지를 향상하겠습니다.

작은 마을 주민까지 복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읍면중심지에 의료·문화·교육 등이 결합한 복합커뮤니티 센터를 설립하고, 공공급식홈, 공동생활홈과 같은 고령자 공동이용시설을 확대하겠습니다.

농촌다움을 보전하고, 농촌공간의 체계적인 개발과 보전을 위해 농촌공간계획의 수립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농촌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농업인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주민 참여형 태양광 모델을 마련하겠습니다.

염해 간척지의 일시사용기간을 20년까지 연장하는 한편 진흥구역 밖의 농지에서 농업생산과 연계된 영농형 태양광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수상태양광은 주민과 협의하여 저수지 기능에 문제가 없고 환경·안전이 확보된 지구를 중심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올 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직자 모두는 농업인, 국민과 소통하고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농정혁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가슴 따뜻한 농정, 더불어 잘 사는 농업 농촌’은 우리의 지향점입니다.

이러한 뜻에서 농업의 가치가 존중받고,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며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올해도 뛰겠습니다.

우리 농업 농촌을 더 큰 발전으로 이끄는 그 길에 열린 가슴으로 농업인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힘차게 나아갑시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9년 1월1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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