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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내민' 트럼프, '화답 준비' 김정은..평창서 첫 北美대화 열리나

이준기 기자I 2018.01.07 16:20:48

트럼프 "적절한 시점에 남북대화 관여..김정은과 통화 문제 없다"
남은 관심은 김정은의 입..이방카-김여정 ''파격 만남''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남북 간 고위급 회담과 관련, “그들은 지금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고, 큰 시작”이라고 평가한 후 “나는 그들(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 문제를 넘어서는 걸 정말 보고 싶다. 그들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대화에) 관여하게 될 것”이라며 첫 북미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전화통화 가능성에 대해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며 북미 정상 간 직접대화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 자신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나왔다. 남북 간 고위급 대화에 대한 ‘환영’ 차원을 넘어 향후 북미 정부 간 대화, 더 나아가 김정은과의 조건부 직접대화까지 시사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전격 합의한 지 이틀 만에 북한에 손을 내민 형국이어서 우리 정부에 무게를 실어주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다만, 불과 나흘 전 김정은을 향해 “내 핵 버튼은 훨씬 크고 파워풀하며, 작동도 한다”고 위협했던 만큼 트럼프 특유의 오락가락 ‘냉·온탕’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문제 등으로 북한에 대해 자주 태도를 바꿨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 조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북미대화까지는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우세하게 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전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에 대해 “(이번 회담이) 북한이 무언가를 의논하고 싶다는 바람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며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선 “그들(남북) 대화의 결과가 어떨지 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지켜보자”며 북미대화 성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김정은과의 대화에 어떤 전제조건도 필요 없는냐’는 질문에 “그건 내가 말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은 내가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혀, 1%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특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기꺼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따라서 눈길은 이제 김정은의 입으로 쏠린다. 김정은이 어느 수준으로 화답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불안정세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어서다. 미 조야에선 평창올림픽 대표단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백악관 실세이자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 고문 등이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가운데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의 파견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도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을 보낼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의 혈통인 ‘이방카-김여정’ 간 파격적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김정은을 향해 “이번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트럼프는 사업가적 기질로 손익개념으로 언행을 하니 적극적인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의 길로 평화의 길로 나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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