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 개발 당시 현대차 연구원들의 목표는 가솔린 차량에 맞먹는 성능의 하이브리드카를 만드는 것이었다.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차라 조금의 불편은 감수해도 된다'는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았다. 개발자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개발은 1995년 '컨셉-1'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지난 2009년 고심 끝에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친환경차 역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하이브리드카의 '화룡정점' 모델이 필요했다. 야심작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실패는 '친환경차는 시장성이 없다'로 결론날 찰나였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일을 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뛰어 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기름값 무서워 차 못 가지고 다닌다'는 걱정을 날려버렸고, LPG와 가솔린을 동시에 쓰는 모닝 바이퓨얼로 친환경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터에서 회생제동 브레이크까지 독자 기술로
231만km. 최고속도 시속 199km. 출장 1546회. 67℃ vs. -38℃.
쏘나타 하이브리드 개발자들의 땀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수치다. 연구원들은 지구의 57바퀴에 해당하는 231만km를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고 달렸고, 총 날짜로 치면 10년 3개월, 1546회 출장을 오갔다.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미국 데스 밸리에서 빙하의 나라 알래스카까지 오가며 혹서기·혹한기 테스트를 거쳐 쏘나타 하이브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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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ℓ당 21km로 동급 가솔린 모델 대비 61%,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7%가 앞선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신기술의 각축장이다. 3년 여의 노력 끝에 전기 모터, 회생제동 브레이크 등 완성품 기준으로 100%를 모두 현대차의 기술력으로 완성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270v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카 최초로 탑재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본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무게는 줄이고,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제공한다.
또 다른 하이브리드카의 핵심 기술은 엔진과 함께 구동력을 제공하는 전기모터. 전기모터의 핵심은 얼마나 작은 크기로 강한 힘을 낼 수 있냐는 것이다. 현대차는 모터 사이즈와 무게를 경쟁사 대비 각각 18%, 30% 줄인 모터를 순수 기술로 완성시켰다.
하이브리드카의 성능을 위해 브레이크 방식도 양산 직전에 변경했다. 현대차 한 연구원은 "현대차 생산 직전 시험 모델에 무모한 도전이란 지적을 받으면서도 결국 브레이크 방식을 변경해, 가솔린 차량 대비 공기 저항을 3.2%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하이브리드, 쏘나타 전체 판매량 20% 넘본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나온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소비자가 먼저 알아봤다.
지난달 2일부터 계약한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각각 1500여대, 2000여대로 총 3500여대를 기록했다. 쏘나타와 K5의 월 평균 판매량이 70000여대인 것을 감안하면 쏘나타가 21%, K5는 28%에 달한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가솔린 모델 판매량의 1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K5하이브리드 럭셔리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130만원이 할인돼 2925만원. 취득세와 공채 할인을 맞으면 총 구입까지는 2989만원이 든다. K5하이브리드는 구입해서 등록하기까지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300만원 정도가 더 비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K5하이브리드의 3년 유류비는 556만원.(1년 당 2만km 가정) ℓ당 연비가 19.7km인 캠리 하이브리드 유류비 측정치(592만원)와 비교해도 36만원이, 동급 K5모델과 비교하면 342만원이 저렴하다.
하이브리드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배터리다. 현대·기아차는 이 고민도 덜어주었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 배터리 보증기간은 6년이나 12만km. 이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면 회사에서 교환해준다는 설명이다.
도요타와 혼다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보증 기간은 이보다 짧은 5년 8만km로 보증 기간은 현대·기아차가 앞선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관계자는 "K5하이브리드는 연구소에서 30만km이상을 주행해 테스트를 거쳐본 결과, 30만km 이상 주행할 경우 배터리 성능이 20%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배터리 수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모닝 바이퓨얼, 6만원 한번 주유로 서울∼울산 왕복한다
가솔린과 LPG를 동시에 먹는 차? 기아차(000270)는 국내 최초로 LPG와 가솔린 2가지 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잡식성'의 모닝 바이 퓨얼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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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바이퓨얼은 가솔린을 동시에 쓸 수 있어 LPG주유소가 없어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시동은 가솔린으로 걸기 때문에 겨울철 시동 때문에 애먹을 걱정도 없다.
모닝 바이퓨얼은 37ℓ의 LPG 연료통과 10ℓ 의 가솔린 두 가지 연료통을 가득 채우면 서울∼울산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인 744km를 달릴 수 있다. 뉴모닝 가솔린 모델의 연료통인 35ℓ로 665km를 갈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11%를 더 달릴 수 있다.
연료통을 가득 채우는 유류비 역시 뉴모닝은 6만6900원, 모닝 바이퓨얼은 6만원. 모닝 바이퓨얼은 더 적은 돈으로 뉴모닝보다 80km를 더 달릴 수 있는 셈이다. (휘발유 가격 1913원/ℓ. LPG가격 1117원/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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