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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서산간척지, 농장에서 도시로

이진철 기자I 2005.08.25 11:52:58

고 정주영 명예회장 뚝심의 상징.. `유조선공법·소떼방북` 유명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시 회생 일조.. 농지서 미래도시로 `새국면`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현대건설(000720)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개발한 충남 서산간척지가 매립허가를 받은지 27년만에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새롭게 변모한다.

서산간척지는 박정희 정권 시설인 지난 1978년 11월 현대건설이 정부로부터 매립공사 허가를 받아 국내 민간기업으로 최초로 간척공사를 시작한 곳이다.

◇70년대 국토확장·해외건설 유휴인력 활용 위해 간척사업 추진

서산간척지 매립사업이 허가가 난 1978년과 기업도시안이 통과된 2005년은 해외건설과 국내 부동산 시장분위기의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현대건설이 서산간척지 매립허가를 받은 해인 1978년 여름은 정부의 부동산투기종합대책이 발표되고 토지개발공사 및 국토개발연구원 설립 등 토지에 관한 연구와 대책이 분주했던 시기다. 2005년도 27년 전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부동산종합대책 발표를 예정하고 있으며, 정부는 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기업도시 사업을 추진중이다.

서산간척지 사업 배경에는 70년말로 접어들면서 오일달러 획득의 1등 공신이었던 해외건설은 수주가 줄어들면서 우리 근로자들의 일거리 대책이 필요했고, 수많은 장비들의 처리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이 작용했다. 이에 정부가 해외 건설 장비를 국토확장 사업에 투입해 유휴 노동력을 흡수한다는 취지로 간척사업이 추진된 것이다.

다만, 2005년에는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공사 수주액이 올 상반기 63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82년 방조제 공사착수, 10년간 시험영농후 95년 농지준공 인가

서산간척지 매립사업은 1978년 정부허가를 받았지만 정변을 겪으면서 1982년 4월에야 B지구 방조제 연결공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서산군 부석면 창리와 남면 당암리를 잇는 바다에 길이 1.2km, 폭 25m의 방조제를 쌓는 B지구 방조제 공사를 실시, 6개월만인 1982년 10월 매립면적 1900만평의 공사를 완공했다. 이어 1983년 7월 서산군 부석면 창리와 홍성군 서부면 궁리를 잇는 A지구 공사에 착수했다.

서산간척지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일명 `유조선 공법`으로도 유명하다. 대형 폐유조선으로 물길을 막고 방조제 공사를 시행해 공기는 36개월을 단축시키고 경비는 280억원 절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1984년 A지구 물막이 공사를 성공시켰다.

이후 현대건설은 염분 제거작업과 경지정리 등을 시행해 1985년 시험영농에 들어간 이후 10년만인 95년 농림수산부로부터 정식 농지 준공인가를 받았다.

서산간척지는 1998년 `소떼 방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한번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1993년 196마리의 한우를 구입, 서산목장을 세운 고 정 명예회장은 98년 6월 1001마리의 소떼를 이끌고 판문점을 지나 평양으로 올라가, 북측에 한우를 선물하는 역사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후 서산농장의 한우는 2000년 500마리, 2003년 108마리가 전해지면서 반세기 동안 단절됐던 남북한간 교류에 가교역할을 했다.

◇현대건설, 서산간척지 2010년까지 `웰빙레저특구` 개발추진

서산간척지는 2000년대 들어 유동성 위기를 겪은 현대건설을 다시 살려내는데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현대건설은 2000년말 유동성 위기로 서산간척지 3080만평을 담보로 한국토지공사로부터 3450억원을 차입했다. 또 2001년부터 2003년까지 975만평은 일반인에게, 1080만평은 피해농어민에서 매각하는 역경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토지공사는 현대건설 차입금을 회수하기 위해 서산간척지 628만평에 경매를 추진하는가 하면 서산간척지 농지를 분양받은 농민들은 영농조합을 결성, 도시민들에게 300평씩 주말농장용으로 매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건설은 수주활성화에 따른 경영안정화로 2004년 3월 토지공사 차입금을 전액 상환했다. 또 매각했던 토지에 대한 매각대금도 꾸준히 회수, 올 8월 현재 일반인에게 매각한 토지대금 99.9%, 피해농어민 보상용 토지대금 40%를 회수했고, 현재 AB지구를 합쳐 1020만평의 간척농지를 보유하게 됐다.

서산간척지 차입금 문제를 해결한 현대건설은 서산개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 일환으로 올 2월24일 서산시와 함께 `서산 웰빙레저특구 개발`에 합의, 서산B지구 176만평 개발을 추진에 들어갔고, 이번에 기업도시 시범지구로 선정됨에 따라 서산B지구 473만평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현대건설은 오는 2010년 서산간척지 1020만평 가운데 650만평은 생태스포츠공원, 테마파크, 아카데미 웰빙타운 등 새로운 시대에 맞는 미래도시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산간척지 역사
-1978.11 서산간척지 매립공사 정부허가
-1982.10 서산간척지 B지구 방조제 공사완료
-1984.02 서산간척지 A지구 방조제 공사완료
-1985. 시험영농 시작
-1995.08 농림부 농지준공 인가 및 벼 10만가마 수확
-1998.06 소떼방북(1001마리)
-2001.11 토지공사서 3450억원 차입, 서산간척지 일반매각(975만평)
-2004.08 토지공사에 차입금 전액상환
-2005.02 서산웰빙레저특구개발 합의
-2005.06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신청
-2005.08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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