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니콜 바네사 오티즈는 폐막을 향해 가고 있는 뮤지컬 ‘시스터 액트’로 한국 관객과 만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마지막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 점점 감상적이 된다”는 그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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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스터 액트’는 ‘모차르트!’ ‘레베카’ 등으로 잘 알려진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번째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작품이다. 뉴욕과 서울에서 동시에 오디션을 진행해 오티즈를 비롯한 22명의 외국 배우들과 김소향 등 7명의 한국 배우들로 캐스팅을 꾸렸다. 1992년 개봉한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수녀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무대로 옮겼다. 오티즈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특유의 유쾌함으로 한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스터 액트’ 팀은 공연장 바깥에서도 한국인과 적극 소통해 눈길을 끌었다. 여느 해외 공연팀도 보여주지 못한 활약이었다. 이들은 직장인을 위한 ‘퇴근길 콘서트’,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작품의 매력을 알렸다. 오티즈는 “우리 작품의 메시지처럼 다양한 문화의 사람이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로는 지난해 11월 16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 한국과 싱가포르 경기의 하프타임 공연을 꼽았다. 당시 한국이 싱가포르를 5-0으로 꺾고 승리했다.
“미국의 슈퍼볼(Super Bowl, 미식축구 리그 NFL 결승전)에서 공연하는 것 같았어요.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 많이 긴장했는데요. 무엇보다 그날 한국이 승리해서 더욱 특별했어요. 저희가 전파한 사랑이 우승으로 이어져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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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액트’는 오는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오티즈는 폐막 4일 전인 오는 7일 한국에서 생일을 맞이한다.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생일 파티도 준비 중이다. 오티즈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한국에서의 추억을 잊지 않고 되새길 것”이라며 “한국 관객이 보내준 응원과 지지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가 사실 무대 공포증이 있어요.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객이 저를 어떻게 볼지 두렵죠. 그런데 ‘시스터 액트’ 커튼콜 때 한국 관객의 큰 박수와 환호를 들으면서 무대 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언젠가 ‘시스터 액트’가 다시 한국에서 공연하게 된다면 저도 함께 돌아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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